[이슈리뷰]‘남과 여’, 차갑게 눈 덮인 설원 위 뜨거운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리다

‘남과 여’는 ‘뜨거운 얼음’ 같은 영화다. 이 작품은 눈으로 덮인 시린 설원에서 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사랑의 감정으로 온몸을 내던지는 두 남녀가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낯선 이국 땅 핀란드의 눈 덮인 어느 설원을 배경으로 서로를 간절히 원하는 두 남녀가 주인공인 이 영화는 사랑할 때의 설렘과 불안을 전도연과 공유의 섬세한 연기로 표현됐다.

전도연은 ‘남과 여’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엄마인 상민을, 공유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 아이를 둔 기홍을 연기했다. 두 사람은 아이들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헬싱키에서 열리는 캠핑 프로그램에 참여해 처음 만나고 동병상련의 느낌을 받아 빠른 시간 내에 친해진다.

그들이 친해진 계기에는 물론 이국 땅에서 느끼는 몽환적인 느낌의 설원도 한 몫 단단히 한다. 낯선 환경 속 아무도 보고 있지 않는 설원을 둘만이 끝 없이 걷다보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길 터. 두 사람은 숲 속에 덩그러니 놓여져 아무도 찾지 않는 오래된 사우나실에 들어가 몸을 녹이던 중 꿈 같은 밀회를 즐긴다.

그동안 멜로 영화에서 불륜이라는 코드는 틀에 박힌 지루한 결혼 생활 속 기혼자들의 일탈을 그리면서 소모적인 결혼 생활로 잃어버린 자신의 자아를 찾는 소재로 사용돼 왔다. 기혼자들의 불륜을 선입견 없이 봐줄 만큼 관대한 마음을 갖고 있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이다. 그럼에도 상민과 기홍은 운명적인 끌림에 서로를 거부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상민과 기홍의 관계는 그보다 서로에게 느끼는 후회와 죄책감으로 점철돼 있다.

전도연과 공유는 상민과 기홍의 현실적인 사정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더불어 두 배우의 연기는 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발군의 성과를 드러냈다. 전도연은 자폐증 아이를 키우는 한 엄마의 고단한 표정부터 핀란드의 끝없는 설원 속 기홍을 쫓는 눈빛까지 관객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공유는 피해망상증 아내 때문에 딸의 우울증을 걱정하는 기홍을 연기하며 피로한 삶 한 가운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뜨거운 끌림에 휘둘리는 남자의 모습을 적절히 표현했다. 영화의 후반부 상민을 지나쳐야만 하는 상황에서 클로즈업 된 그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관객이 몇이나 될까.

결국 ‘남과 여’는 핀란드의 눈 오는 설원을 배경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칸의 여왕’이라 불리는 전도연의 명불허전 연기와 첫멜로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공유의 호연이 더해졌다.

전도연과 공유가 불가항력적인 뜨거운 사랑에 이끌리는 이야기를 그린 ‘남과 여’는 오는 25일 개봉한다.

(사진=쇼박스 제공)
이슈팀 이슈팀기자 /sean5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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