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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 역할을 맡은 배우 곽도원.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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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 역할을 맡은 배우 곽도원.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매일 이어지는 시험에서 하루는 합격하고, 다음날은 낙방하고, 낙방하면 또 다음날 찍으면서 왜 낙방했었는지 알게 되고…. 그렇게 6개월간 촬영했죠.”
완벽주의 기질 덕에 촬영 내내 배우들을 괴롭힌다(?)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에 배우 곽도원(42)이 주연배우로 이름을 올렸다.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곡성’이다. 하필 첫 주연작이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나홍진 감독의 작품이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법도 한데, 곽도원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발목부터 손목, 무릎, 골반, 허벅지까지, 안 찢어진 곳 없이” 힘든 촬영이었다. “몸이야 그렇다 쳐도 정신이 정말 맑아졌던 시간이었어요.” 혹시 아픔이나 괴로움을 즐기는 건 아닐까. “재밌으니까 이 짓 하지, 아니면 배우 못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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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 역할을 맡은 배우 곽도원.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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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나홍진 감독의 신작 ‘곡성’에서 주인공 ‘종구’ 역할을 맡은 배우 곽도원. 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나홍진 감독과는 ‘황해’(2010) 이후 두 번째 만남이었다. 그는 나 감독이 얼마만큼 영화를 집요하고 혹독하게 찍을지 진작에 예상했다고 한다.
“처음에 촬영 회차를 말했지만 믿지 않았어요, 어차피 넘을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웃음) 그런데 그 부분이 더 안심됐다 해야 하나, 주인공을 처음 하는데 나홍진이라는 베테랑 감독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잘 된 거라고 생각했죠.”
2008년 ‘추격자’로 데뷔해 단숨에 ‘천재’라는 수식어를 얻은 나홍진 감독은 ‘곡성’의 시나리오 작업에만 3년을 쏟았다. 나 감독은 그렇게나 공들인 영화의 주연을 곽도원에게 덜컥 맡겼다. 캐스팅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첫 시사회를 앞두고서야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며칠 전 술자리에서 나 감독이 “난 형이 코미디가 돼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강한 연기도 하지만, 웃음을 유도하는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인 걸 발견했다고요.”
곽도원은 충무로에 넘어온 후 조연으로 출연한 작품들에서 강한 인상의 악역을 주로 맡아왔다. 하지만 이전 무대에서의 그는 ‘코미디 전문 배우’였다. “‘황해’에서 첫 단추가 이상하게 꿰어지더니, 계속 그런 역할로 굳어지더라”고. “연극했던 기록 보면 동네 약장수, 변사또 등 웃긴 역할만 했어요.”
곽도원이 주인공으로 낙점된 이유처럼, 실제로 ‘곡성’은 유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다. 경찰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인 ‘종구’(곽도원)가 사는 작은 마을에 ‘외지인’이 들어온 이후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을 두고 그 진실 속으로 스며드는 전반부에서는 의외의 웃음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던 나 감독의 전작과는 차별화된다.
그는 “그게 일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는 ‘느닷없이 우리에게 무언가 벌어지는 불행한 일들’을 말하고자 한다”며 “갈림길에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의해 내 인생이 정해지는 것처럼, 우리네 일상 자체가 강한 철학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상집 가면 부모님 돌아가셨다고 3일 내내 울고만 있지는 않잖아요. 친구 오면 반가워하고요. 그게 더욱 현실적이지 않은가요.”
곽도원은 영화의 공간적 배경인 전라남도 곡성군과 남다른 인연도 있다. “어머니 고향이 곡성이에요, 곡성.” 그는 촬영 한 달 반 전부터는 아예 곡성 주민으로 눌러앉았다. 사투리 연습도 연습이지만, “제일 욕심 났던 건 배우로서 곡성에 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동네 사람으로 그곳에 적응하는 게 필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달 이상 곡성에서 살면서 시골의 나른함을 몸소 느꼈죠.”
‘곡성’은 11일부터 시작하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곽도원도 생애 처음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외국에라도 자주 가본 놈이 ‘꿈에 그리던 칸’ 같은 소릴 하지, 전 처음이라…. 여기 삼청동(배우들이 주로 인터뷰를 하는 장소)도 낯설어가지고, 뭐. 외국배우들 얼굴도 잘 모르고요. 영화관에서 배우들이 관객들한테 무대 인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예전에 연극 무대 섰을 때 느낌이 나지 않을까. 그런 게 저는 기대가 돼요.”
‘곡성’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장소연과는 촬영 때 연인 사이로 발전해 칸 영화제에도 동행한다. 그는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며 “잘 사귀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칸에 같이 가긴 하지만, 선배들이 그러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만 한다고 해서요 뭐. ‘곡성’ 홍보가 잘 되어야 하는데 말이에요.”(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