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th 칸영화제] 韓영화 ‘장편3 단편2’…경쟁부문 진출 ‘아가씨’는 14일 공개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지구 반대편에서 ‘한국 영화 잔치’가 열린다. 이번에는 ‘남의 잔치’만이 아니다. 11일 개막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로서는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수상을 노린다. 내놓는 작품마다 칸에서 초청장을 보내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도 국제 영화인들 앞에 첫선을 보인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상업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세션에 초대됐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는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작으로는 우디 앨런 감독의 ‘카페 소사이어티’가 상영됐다. 제시 아이젠버그, 크리스틴 스튜어트, 블레이크 라이블리, 스티브 카렐 등이 출연한 영화로 1930년대를 배경으로 영화 일을 시작하고자 할리우드를 찾는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지난해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로 전 세계 영화계를 뒤흔든 조지 밀러 감독이 맡았다. 미국 배우 커스틴 던스트와 도널드 서덜랜드, 프랑스 배우 바네사 파라디, 이탈리아 감독 겸 배우 발레리아 골리노 등이 심사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칸 영화제는 22일 폐막식까지 12일간 열린다. 영화제 개막과 함께 한국 영화에 대한 현지 반응도 벌써 뜨겁다. 

미국 영화전문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11일 열린 칸 필름마켓에서 ‘곡성’의 해외 판권이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에 선판매됐다. 영화제에 앞서 중국에 ‘곡성’의 판권이 팔리고 북미 개봉도 확정된 상태라 ‘곡성’은 아시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경쟁부문에 올라 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노리는 ‘아가씨’는 14일 현지에서 베일을 벗는다. 영화제 개막 후 첫 주말 황금시간대 상영이라 현지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 ‘아가씨’는 영국 작가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Fingersmith)’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93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귀족 아가씨(김민희)의 재산을 노리고 결혼하려는 백작(하정우)과, 그와 결탁한 하녀(김태리)의 복잡한 관계를 그린다.

박찬욱 감독의 칸 경쟁부문 초청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드보이’(2003)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구관(舊館)’을 보다 인정하는 칸 영화제가 ‘아가씨’에게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겨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아가씨’와 함께 경쟁부문에 오른 21편의 가운데는 ‘칸 단골’ 감독들의 영화가 다수라 수상을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벨기에 출신 다르덴 형제의 신작 ‘언노운 걸’이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다. ‘로제타’(1999), ‘더 차일드’(2005)로 이미 두 차례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경력 때문이다. 역시 경쟁부문에 오른 ‘바칼로레알’을 연출한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도 한 차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지난 2일 국내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솔직히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초청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라며 “예술영화들이 모이는 영화제에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아가씨’는 명쾌하고 모호한 구석이 없는, 후련한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은 13일 밤늦은 시각 미드나잇 스크리닝 세션을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서울에서 부산행 KTX 열차를 탄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재난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공유와 정유미 등이 출연한다.

칸 영화제에 앞서 국내에서 개봉한 ‘곡성’은 한국영화 장편 중 가장 늦은 18일 현지 상영된다. 나홍진 감독을 비롯한 곽도원, 천우희 등 배우들은 국내 인터뷰와 시사회 일정을 마치고 출국할 예정이다.

박영주 감독의 ‘1킬로그램’은 학생 단편 경쟁부문인 시네마파운데이션에, 윤재호 감독의 ‘히치하이커’는 영화제 감독주간 단편 부문에 초청됐다. 윤 감독의 다른 영화 ‘마담B’는 프랑스 장편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22일까지 진행되는 칸국제영화제는 폐막식에서 수상작을 발표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23일 새벽 수상작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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