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살에 엄마 됐어요”…역사상 최초, ‘멸종위기’ 거북이의 기적

[필라델피아 동물원]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미국 필라델피아동물원의 100살 가까이 된 멸종 위기종 서부 산타크루즈 갈라파고스 거북이가 처음으로 새끼를 낳으면서 이 종에서 최고령 초산 기록을 만들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동물원은 서부 산타크루즈 갈라파고스 거북이 암컷 ‘마미’와 수컷 ‘아브라조’의 새끼 4마리가 부화에 성공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동물원 150년 역사상 이 종의 첫 부화 사례다.

부화한 네 마리의 새끼 거북이들은 현재 동물원의 파충류·양서류관 내부에서 보호받고 있다.

새끼를 낳은 암컷 거북이는 1932년부터 90여 년간 필라델피아동물원에서 살아왔으며, 이 종 가운데 최고령 초산 사례로 기록됐다. 이 암컷 개체는 동물원수족관협회(AZA)의 종 생존 계획에서 유전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개체로 평가받고 있다. 수컷 개체는 2019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버뱅크동물원에서 성공적인 번식 후 2020년 필라델피아로 이주했으며, 나이는 약 96살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개체의 짝짓기로 지난해 11월 암컷 개체가 알 16개를 낳았다. 첫 부화는 지난 2월 27일에 이뤄졌으며, 부화한 4마리는 모두 암컷이다. 새끼들은 현재 70~80g 정도의 체중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동물원은 아직 부화하지 않은 나머지 알들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동물원 측은 “이번 부화는 동물원 역사상 중요한 이정표”라며 “이 새끼 거북이들이 앞으로 100년 후에도 지구에서 번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동물원의 목표”라고 했다.

현재 미국 내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서부 산타크루즈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44마리에 불과하다. 서부 산타크루즈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갈라파고스 거북이의 아종으로, 수컷은 길이 1.8m, 체중 260kg까지 자란다. 암컷은 수컷보다 작은 편이다. 수명은 100~200년으로 추정된다.

이 종은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 포식자 유입, 서식지 파괴 등의 위협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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