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조립 후 제작자 친필 서명
“최고의 엔진 만든다”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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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AMG의 독일 아팔터바흐 엔진공장에서 엔지니어가 엔진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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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작업으로 제작된엔진에 조립을 맡은 엔지니어 서명이 적힌 배지가 부착된 모습 [메르세데스-AMG 제공] |
# 길게 펼쳐진 컨베이어 벨트도, 쉴 새 없이 부품을 실어나르는 지게차와 부품을 조립하는 육중한 로봇팔도, 옆 사람의 목소리조차 듣기 힘들 만큼의 소음도 없다. 마치 도예 장인처럼 정성스러운 손길로 엔진 부품 하나하나를 조립하는 숙련된 엔지니어의 손에서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를 주름잡는 고성능 엔진이 만들어진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메르세데스-AMG(이하 AMG) 아팔터바흐 공장 내 엔진 조립 라인. 1976년 세워진 이곳은 AMG 차량의 개발과 테스트 및 설계, 그리고 차량 성능의 핵심인 엔진을 만드는 생산 기지다. 26일(현지시간) 고성능 퍼포먼스 전기차인 ‘콘셉트 AMG GT XX’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AMG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세계 유일무이한 ‘1인 1엔진’ 수작업 마감 원칙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한 명의 엔지니어가 하나의 엔진을 완벽하게 조립한다.
엔지니어는 자신이 맡은 엔진을 고정시켜 작업할 수 있는 이동 카트를 통해 ‘ㄷ’자 형태로 짜여진 동선에 따라 각각의 공정을 거쳐 엔진을 완성한다. 엔지니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만들어진 조립 카트는 엔진 조립에 필요한 모든 작동 유체와 공구가 인체공학적으로 배치돼 있어 장비를 일일이 찾으러 다니는 수고를 덜어준다.
조립의 마지막 과정이자 하이라이트는 엔진 제작자의 친필 서명이 담긴 명판을 엔진에 부착하는 것이다. AMG 차량 구매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차량 엔진을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많게는 하루에 수만대를 생산하는 일반 완성차 공장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수십년 동안 브랜드 정체성을 묵묵히 지켜오고 있는 AMG의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아팔터바흐 공장은 수작업 마감 시스템을 통해 2019년 글로벌 경영전략컨설팅 기업 AT 커니와 현지 전문 저널이 수여하는 ‘올해의 공장’에 선정된 바 있다. 양산형 터보차저 4기통 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310㎾(421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AMG의 ‘M139’엔진도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AMG 관계자는 “엔지니어 한 명이 엔진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시간 반 정도로,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수량은 2~3개”라며 “사람이 일일이 (엔진을) 조립하는 것을 두고 ‘불량률이 높은 것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는 매우 높은 경쟁률을 뚫은 기술자들이며 ‘최고의 엔진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엄청나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엔지니어가 휴가나 병가를 내면, 복귀할 때까지 모든 작업이 중단될 만큼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 장인정신을 가지고 엔진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AMG는 1967년 다임러-벤츠의 연구소에서 일하던 한스 베르너 아우프레흐트와 에르하르트 메르허가 ‘레이싱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그로스아스파흐 지역에 세운 회사다. 다니엘라 AMG 매니저는 “새로운 차량과 엔진을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과거의 아키텍처, 역사를 상징하는 오래된 차량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 역시 AMG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럭셔리하면서 혁신적인 전기 모빌리티와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조합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해 고성능 전기차 분야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팔터바흐(독일)=서재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