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한계기업 ‘휘청’…부실징후기업 1년 새 46곳 늘었다

올해 신용위험평가 437곳 선정
대기업 D등급 14곳 ‘2배 껑충’
건설·부동산업 장기 침체 속 ‘최다’
금감원 “신속한 워크아웃 지원 추진”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로 올해 부실징후기업이 전년보다 46곳 늘어난 437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 대기업이 두 배 늘어 기업 부실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올해 부실징후기업이 지난해보다 46개사 늘었다. 장기화한 고금리 기조와 경기 둔화 여파로 한계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탓이다. 특히 대기업 중에서도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이 1년 새 두 배 늘며 ‘부실의 질’도 악화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및 향후 계획’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실징후기업은 총 437개사로, 1년 전(391개사)보다 46개사 늘었다. 정기 평가만 보면 부실징후기업은 같은 기간 230개사에서 221개사로 9개사 줄었지만, 중소기업 수시 평가에서 55개사 늘었다. 등급별로는 C등급과 D등급이 각각 11개사, 35개사씩 증가했다.

신용위험평가는 채권은행이 기업의 신용위험을 점검해 부실징후기업을 선별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는 A·B·C·D 4개 등급으로 나뉘며, C등급(경영정상화 가능성 높음)과 D등급(경영정상화 가능성 낮음)이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한다. C등급 기업은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D등급 기업은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부실징후기업은 11개사에서 17개사로 6개사 늘었다. 특히 대기업 D등급은 7개사에서 14개사로 두 배 늘어 대기업의 부실 심화가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은 정기 평가에서 219개사에서 204개사로 15개사 줄었지만, 수시 평가에서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적인 부실 확대를 이끌었다.

금감원은 부실징후기업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를 꼽았다. 국내은행 기업대출 연체율은 3분기 기준으로 지난 2022년 0.23%에서 올해 0.61%로 0.38%포인트 뛰었다. 한계기업 비중도 2021년 말 14.9%에서 지난해 말 17.1%까지 높아졌다. 회생신청 건수 역시 올해 1~10월에만 1092건이 접수돼, 전년 동기(879건)보다 24%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부동산업이 38개사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8개사 늘어 증가폭도 가장 컸다. 건설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권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는 2조2000억원(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은행권 신용공여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전체 금융권으로 확대해도 3조7000억원 수준이다.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은 약 1869억원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하락폭은 0.01%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부실징후기업에 대해 워크아웃이나 회생절차 등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신속히 추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을 지연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이 신용위험과 채무상환능력 변화를 점검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지도한다.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는 신속금융지원, 프리워크아웃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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