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CL, 이번엔 삼성 전시관 통째로 베꼈다…입구부터 판박이 [CES 2026]

작년 IFA 때도 삼성 전시관 콘셉트 베껴
초대형 디스플레이 개수·배치까지 판박이
제품 베끼던 中, 전시관까지 똑같이 따라해

왼쪽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선보인 전시관 입구 . 오른쪽은 중국 TCL이 CES 2026에서 조성한 전시관 입구. [삼성전자 제공·김현일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김현일 기자] 중국 가전업체 TCL의 CES(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2026 전시관이 지난해 IFA(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2025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전시관 콘셉트와 지나치게 유사해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가전업체들은 최근 자체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이전과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베끼기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TCL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정중앙에 3368㎡(약 1018평) 규모의 전시관을 조성했다.

전시관 입구에는 5장의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문제는 TCL의 전시관 디자인이 5개월 전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선보인 것과 똑같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IFA 2025 당시 전시관 입구에 가로 50m 규모의 거대한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중앙에 대형 디스플레이 1장을 놓고 좌우에는 위아래 2장씩 디스플레이를 배열하는 방식을 택했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마오틱’이 참여한 미디어 아트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선보인 전시관 입구 전경. [삼성전자 제공]

이번에 CES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TCL의 전시관 입구는 디스플레이 개수부터 배치까지 삼성전자와 완벽하게 똑같았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선보인 미디어 아트마저도 유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며 “그래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글로벌 전시회에서 이 정도면 너무 한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그동안 국내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베껴 논란이 된 적은 많았지만 이처럼 전시관 콘셉트를 통째로 베껴 버젓이 선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TCL이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 정중앙에 전시관을 조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까지 이 공간은 삼성전자가 선점해왔다. TCL은 삼성전자 뒤편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번에 삼성전자는 LVCC를 벗어나 인근 윈 호텔에 4628㎡(약 1400평)의 단독 전시관을 조성했다. 삼성전자가 빠지면서 비어 있던 센트럴홀의 ‘명당’을 TCL이 꿰찬 것이다.

중국 TCL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선보인 전시관 입구 전경. 김현일 기자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TV를 비롯해 세탁기·건조기, 스마트폰, 인덕션, 프로젝터, 사운드바 등 다양한 가전·IT 제품군에서 삼성·LG와 유사한 제품을 대거 쏟아내 비판을 받아 왔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처음으로 LVCC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것도 중국의 이러한 관행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VCC 내 전시관은 완전히 개방된 구조여서 중국 관계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줄자까지 들고 다니며 아직 출시도 안 한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베껴가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IFA 2025에서 삼성전자가 조성한 전시관 역시 관람객들이 쉽게 드나들며 볼 수 있는 개방된 구조였다. TCL은 이때 확인한 전시관 콘셉트를 그대로 베껴 이번 CES 2026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TCL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똑같은 지 몰랐다. 우리도 디스플레이 전체를 외부에서 받아 왔기 때문에 경위를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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