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콜마] |
인터코스코리아·전 직원에 각각 1560만원씩…8년 분쟁 종지부
유죄 확정 불구 형량·벌금 ‘미미’… 해외와 대비 솜방망이 처벌 ‘과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콜마가 자외선 차단제(선케어) 핵심 기술 유출과 관련해 법적 분쟁을 벌였던 이탈리아 화장품 기업 인터코스의 한국법인으로부터 법정 소송비용 전액을 돌려받았다.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 유죄가 확정된 데 이어 소송비용까지 반환받으면서 한국콜마가 사실상 ‘완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다만 피해 규모에 비해 형사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콜마, 소송비 3천여만원 회수… 유출자도 형사처벌 확정=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최근 인터코스의 한국법인 인터코스코리아와 한국콜마 전 직원 A씨로부터 각각 1560만원씩, 총 3120만원의 소송비용을 수령했다. 이는 소송 과정에서 한국콜마가 지출한 법정 소송비용 전액이다. 한국콜마가 소송비를 수령한 것은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8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인터코스와의 기술유출 사건 법적 분쟁은 한국콜마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인터코스코리아는 이탈리아에 본사를 둔 화장품 ODM 업체로, 한국콜마에서 10년간 근무했던 A씨는 2018년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한 뒤 선크림 등 한국콜마의 처방 자료를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다른 전 직원 B씨 역시 같은 해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하며 영업비밀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직원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할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인터코스코리아 역시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았다.
한국콜마의 화장품 제조 기술을 유출한 A씨와 B씨는 2024년 1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1·2심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 B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이어 2024년 10월 수원지법 형사항소3-2부는 파기환송심에서 인터코스코리아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2023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대표적인 ‘기술유출·솜방망이 처벌’ 사례로 언급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탈리아 기업이 한국콜마의 선케어 기술을 유출해 1년 만에 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가담자들은 징역 10개월과 6개월에 그쳤다”며 “피해 규모에 비해 양형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건배 수원지방법원장은 “양형 기준 조정 필요성에 공감하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화장품뿐 아니라 바이오·제약 등 미래 성장동력 산업 전반에서 기술유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기술유출 문제는 범부처적 사안으로, 대책 마련 과정에서 업계 특수성을 반영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처벌 가볍다 ‘한계’도… 美·英은 최대 30년 처벌 수위 높아=국내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것과 달리, 주요국들은 기술유출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간주해 훨씬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에 따라 국가전략기술을 해외로 유출할 경우 간첩죄 수준으로 처벌한다. 피해 규모에 따라 최고 36등급(징역 15년 8개월~33년 9개월)의 형량을 선고할 수 있으며, 최대 징역 20년과 추징금 500만 달러(약 65억원)까지 부과 가능하다. 영국은 2023년 말 국가안보법을 제정해 국가적 보호가 필요한 정보를 불법 취득해 해외로 넘길 경우 최대 종신형과 상한 없는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일본은 2016년 개정 영업비밀법령을 시행해 일본 내에서 불법으로 얻은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더라도 처벌하도록 했으며, 최고 10억 엔(약 91억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대만도 2023년 국가안전법을 개정해 경제·산업 분야 기술 유출을 간첩행위에 포함시켰으며, 반도체 인력의 중국 대륙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의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핵심기술 유출 시 3년 이상 징역과 15억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양형 기준은 1년~3년 6개월에 불과하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155명 중 실형을 받은 사람은 9명(5.8%)에 불과했으며, 무죄 29명, 집행유예 36명으로 대다수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