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렌트비 전액 보상? 견인업체 말만 들으면 손해 봅니다

금감원, 사고 현장 렌터카 권유 주의 당부
과실·사고유형 따라 보상 못 받는 경우도
렌터카 이용하지 않으면 35% 현금 보상


자동차사고 후 사설 견인업체의 권유로 렌터카를 이용했다가 피해자가 오히려 비용을 부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고 현장에서 즉시 결정하지 말고 보험사에 먼저 문의할 것을 당부했다. [제미나이 이용해 제작]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 직장인 A 씨는 자동차 사고 현장에서 사설 견인업체 직원이 추천한 렌터카 업체를 이용하려다 낭패를 봤다. 견인 차량에 탑승해 업체로 이동하던 중 가족으로부터 “교통비로 현금 보상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렌터카 이용을 거부하자, 견인업체 직원이 A 씨를 길가에 내려놓고 떠나버린 것이다.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렌트비의 35%를 교통비로 현금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A 씨는 사고 현장에서는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3일 이 같은 자동차 사고 후 렌터카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를 공개하고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사고 직후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보험사 담당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잘못된 안내를 듣고 피해보상 방식을 선택할 기회를 놓치거나, 오히려 비용 일부를 직접 부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일부 렌트업체는 사설 견인업체와 연계해 사고 직후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 피해자에게 렌터카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피해자를 자신의 업장으로 유도한 뒤 “보험사에서 렌트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며 현혹하는 식이다. 그러나 사고 유형이나 과실 여부에 따라 렌트비용을 보상받지 못하거나 일부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렌터카를 이용하지 않으면 렌트비의 35%를 교통비로 현금 보상받을 수 있어, 사고 후 차량 운행이 적거나 입원 등으로 운전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 방식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자동차 사고 발생 시 현장에서 급하게 렌터카 이용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없다”며 “피해보상 방식(렌터카 이용 혹은 교통비 현금 보상)을 차분히 고민한 이후 보험회사에 문의해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제언했다.

먼저 쌍방과실 사고의 경우 피해자도 본인 과실분에 해당하는 렌트비용을 직접 내야 한다. 실제로 피해자 B 씨는 상대 운전자와 과실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중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렌트업체 설명을 믿고 렌터카를 이용했다. 이후 법원 판결로 쌍방과실이 확정되자 상대 보험사로부터 본인 과실분 렌트비용은 직접 부담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만약 B 씨가 렌터카 대신 교통비 보상을 선택했다면 본인 과실분만 차감된 금액을 현금으로 받아 별도 비용 부담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자차 단독사고나 미수선 시에는 렌트비 보상 자체가 불가능하다. 피해자 C 씨는 자차 일방과실 사고로 차량을 수리하면서 정비업체 직원의 추천을 받아 렌터카를 이용한 뒤 보험사에 렌트비용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자기차량손해 담보는 수리비만 보상하며 렌트비용은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했다. 구조물 충격 등 자차 단독사고도 마찬가지다.

수리 대신 미수선수리비를 청구하면서 렌터카를 이용한 경우에도 보상받지 못한다. 약관상 렌트비는 차량이 정비업체에 입고해 수리가 완료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만 보상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자 금감원은 ‘렌트비 보상 관련 표준안내문’을 마련했다. 표준안내문에는 렌터카 이용 절차, 렌트비·교통비 중 선택 가능하다는 설명, 기타 유의사항 등이 담겼다. 향후 자동차보험 보상담당 부서와의 협의회를 열어 보험사가 사고 접수 시 피해자에게 표준안내문을 즉시 안내하도록 지도하고, 안내 현황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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