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70년, 육천피 돌파] 증시자금·주식계좌 ‘사상 최대’…‘개미의 시대’, 시장의 판이 바뀐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 1억개 돌파
증시자금 108조원 사상 최대 규모
올 들어 개인 ETF 순매수 약 22조원


[구글Gemini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한국 증시가 태동 70년 만에 ‘육천피’(코스피 6000)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운 데에는 ‘개미’(개인투자자)의 압도적인 시장 참여가 주효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가 1억개를 돌파하고, 증시 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팽창하는 등 전 국민적인 투자 열풍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국민 1명당 주식거래 계좌 2개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국내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1억169만9368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기준 국내 인구수가 약 5111만명임을 감안하면, 국민 1명당 주식거래 계좌를 2개가량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가 이뤄진 위탁매매 계좌 및 증권저축 계좌를 말한다. 거래가 없는 계좌는 제외돼 실제 투자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10년 전인 2015년 말만해도 2000만개 수준에 그쳤던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2020년 3000만개를 돌파했고, 2023년 7000만개, 2024년 8000만개, 2025년 9000만개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9829만1148개)과 비교해 올해 들어서만 약 2달 간 340만8220개가 증가했다.

증시 자금도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23일 기준 108조2901억원에 달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으로, 증시 진입을 위한 일종의 ‘대기성 자금’이다.

지난해 말만해도 87조8291억원 수준이었는데, 두 달 사이 20조4610억원이 증가했다. 코스피가 6000을 돌파하고, 코스닥이 1100을 돌파하는 등 지수가 연일 고공행진 하면서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간 개인 ETF 순매수 ‘쑥’…19조→35조원


투자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부담이 큰 개별 종목 대신 분산투자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에 개미들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개인의 ETF 순매수는 21조599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개인 ETF 순매수액(35조2125억원)의 약 3분의 2 가까이가 불과 두 달 만에 유입된 셈이다. 2024년만 해도 개인의 ETF 순매수는 19조7752억원에 그쳤었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활황 속 ETF의 확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개별 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장을 공식적으로 허용키로 하면서 향후 ETF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규정상 ETF는 10개 종목 이상에 투자해야 하고, 종목당 투자 한도도 30%로 묶여 있다. 상품이 출시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경우 높은 변동성을 전제로 고위험·고수익 특성을 지니고 있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수요가 집중될 것이고, 그만큼 거래대금과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반도체, 방산, 인공지능(AI), 원자력, 증권 등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테마형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12조원 넘게 순매도 하는 등 수급 불안이 상존하나 반도체, 자동차에 순매도가 집중된 차익 실현 성격이 짙다”며 “반면 ETF 를 통한 자금 유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패시브 수급 환경은 갈수록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40%가 넘는 지수 폭등 부담 등이 증시 하방 압력을 만들어 낼 수 있으나, 대외 역풍을 견딜 정도의 이익과 정책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방산, 조선, 금융, 소매 유통 등 기존 주도 업종과 주도 테마를 중심으로 매수 접근하는 것을 기본 대응 전략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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