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란 공습에 기지 불허…트럼프 “실망” vs 스타머 “국익 고려” [중동發 퍼펙트스톰]

美·英 정상간 갈등…동맹균열 관측
佛 “핵탄두 증강” 유럽 자강론 집중


미국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대(對)이란 공습을 앞두고 영국에 기지 사용을 요청했으나 영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미·영 정상 간 갈등이 불거졌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공세를 확장하고 강도도 높여가는 가운데, 이란은 전 세계를 전쟁의 영향권으로 끌어들여 종전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유럽과 중국, 중동 걸프국가들도 안보 위협, 에너지 공급망 타격 등의 피해를 입으며 전쟁의 파고에 휩쓸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인도양 차고스 제도의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불허했다며 “매우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나라 사이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기로 한 협정에 대해서도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차고스 제도는 인도양의 전략적 요충지로, 영국이 1965년 모리셔스의 독립 이후에도 영유권을 유지해온 곳이다. 영국은 지난해 차고스 제도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면서 이곳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99년간 재임대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곳은 이란 탄도미사일 사거리 밖에 있지만, 미국이 이곳을 이용할 경우 B-2 폭격기로 이란 본토를 타격할 수 있어 미군이 탐내고 있다.

이에 대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의 국익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이후 ‘구체적이고 제한적인 방어 목적’에 한해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을 허용하겠다고 입장을 일부 수정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어떠한 군사 행동도 법적 근거와 충분히 숙고된 계획이 전제돼야 한다”며 “공중 폭격을 통한 정권 교체를 믿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영국이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미·영 동맹의 입장차를 예의주시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르테메레르 핵잠수함이 배치된 일롱그섬 해군기지에서 핵탄두 수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력 증강, 미국의 안보 우선순위 변화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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