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 ‘카오스 증시’…코스피 이틀간 15% 폭락 [중동 위기 확산]

코스피, 중동사태 충격파도 세계 1위
2거래일간 거래대금 100조 극심한 변동성
코스피 하단 1차 5600선 붕괴, 2차 5300
“지지선은 환율·유가·외인 속도에 달렸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 조짐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원/달러 환율을 비롯한 각국 환율을 살펴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중동 사태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극심한 ‘돈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실제 전쟁처럼 촌각을 다투는 극심한 대혼란이다.

수급 상황에서 순매수와 순매도가 실시간으로 바뀌는가 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개장 후 10% 가까이 급락했다가 상승 전환하는 등 그야말로 예측불가의 혼란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단 2거래일 동안 움직인 자금이 100조원을 훌쩍 넘길 만큼 숨 가쁜 돈의 대결이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코스피 지수 하단으로 5000~5300선을 제시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중동사태 발발후 첫 거래일인 3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률로 전 세계 1위, 3위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유가증권시장도 개장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다. 5.59% 급락한 18만4200원에 출발한 삼성전자는 한때 7.94% 내린 17만9600원까지 밀렸다가 이후 상승전환, 뒤이어 4%까지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SK하이닉스 역시 84만원대까지 밀렸다가 다시 상승전환하는 등 예측하기 힘든 주가 행보를 보였다.


수급도 이날 급변의 연속이었다. 전 거래일까지는 순매수로 지수를 방어한 개인마저 하루 만에 순매도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다시 순매수로 전환했다.

지수는 하향 곡선을 빠르게 타고 있다. 장 초반 5500선까지 내줬다. 중동사태를 계기로 외국인이 큰 방향에서 코스피 시장의 비중 자체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 이미 1차 하방인 5600이 깨진 상황 속에서 이제 관건은 5300선이 뚫리느냐에 달렸다.

중동 사태 이후 지수를 방어하고 있는 건 개인투자자다. 2월 27일과 3월 3일 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한 코스피 시장에서 약 12조3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중동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 2월 27일에는 7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팔아치웠고, 직후 거래일인 3월 3일에는 두 번째 최대 규모인 5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물량을 거의 그대로 받은 주체는 개인이다. 개인은 같은 기간 같은 시장에서 총 12조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27일에는 6조3000억원을, 3일에는 5조8000억원을 사들였다. 기관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거래일 동안 12조원의 손바뀜은 대부분 두 주체 간 이뤄졌다.

거래대금도 이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달 27일 53조88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3일에도 52조7310억원이 거래되며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단 이틀 만에 100조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일) 코스피는 -7.24%, 코스닥은 -4.62%로 코스피 낙폭이 더 컸다”며 “통상적 위험 회피에서 나타나는 중·소형주 붕괴와 다르게 외국인 비중 높은 대형주 중심으로 매도가 집중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지수 방향도 단기적으로 환율, 유가와 함께 외국인의 속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만약 환율과 유가가 높아진 상태를 유지하며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면 밸류와 상관없이 하방이 열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1차 하단은 5600, 2차는 5000~5300을 대체로 제시하고 있다. 만약 추가로 반도체 실적이 흔들리면 5000이 깨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노동길 연구원은 “환율 고착과 선물 매도 재확대가 동반되고 에너지 가격이 고착되면, 밸류가 하단 구간에 접근해도 하방 테스트가 한 번 더 열릴 수 있다”며 “1차 경직 구간은 하위 10%(5654), 2차 경직 구간은 하위 5%(5347)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홍태화·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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