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라늄 확보 위해 이란에 특수부대 투입 검토”

이란 핵무기 개발 원천차단 의도
트럼프, 지상군 투입 조건도 제시

이란과의 전쟁에서 쿠르드족을 통한 ‘대리 지상전’을 모색했다가 ‘개입 반대’로 입장을 바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서 모든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며 제한적인 조건하에서는 지상전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회수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투입하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매우 타당한 이유”가 있고 이란 군대가 “지상전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궤멸된” 경우에만 병력을 파병할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 조건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도 “지금은 (공습을 통해) 그들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상군 투입을) 당장 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시점에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개시 이후 줄곧 트럼프 대통령이 어떠한 선택지도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까지는 지상군 배치까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언들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전까지 고려하는 데에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회수할 별다른 방안이 없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이란에 투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의 중인 이 작전의 핵심 목표는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50㎏을 확보하는 것이다. 60% 농축 우라늄은 몇 주 안에 무기급인 90% 수준으로 농축될 수 있어, 준무기급으로 평가된다. 해당 분량의 60% 농축 우라늄이 90% 수준으로 농축되면 핵폭탄 11기를 만들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란은 저농축 우라늄 8000㎏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농축 능력이 복귀되면 이 농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대부분은 지난해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파괴한 이스파한 핵시설 지하 터널에 남아있고, 일부는 포르도와 나탄즈 핵시설에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확보를 시도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이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후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이 묘연하고 추적 작업이 복잡해지면서, 이번 공습에서는 이를 회수하는 것까지 목표를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이 분산된 뒤 영구적으로 은닉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완전히 반출하는 방안과 현장에서 농도를 낮추는 방안이 모두 논의되고 있으며, 작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과학자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 보도 이후 A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에어포스원 안에서도 이란 내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확보하기 위해 병력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어느 시점에는 아마도 그렇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아직 그걸 노리진 않고 있다. 지금 당장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나중에 그렇게 할 수도 있다”라며 실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놓는 발언에 대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협상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란에 우라늄 비축량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조건을 까다롭게 걸었을 정도로, 지상군 투입은 정치적 부담이 큰 결정이다. 이는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반대가 큰 사안이다.

지난달 28일 미국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 이후 민주당은 의회 승인 없는 전쟁은 불법이라고 반발해왔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에 대해 공화당은 미국을 향한 ‘임박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백악관에 ‘레드라인’은 지켜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폭스뉴스는 이 레드라인이 지상군 투입 전 의회 승인이라 보도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도 8일 CNN 인터뷰에서 “지상군을 투입하기 시작하고 그 지상군이 증원을 필요로 하게 되면, 이는 장기적인 분쟁처럼 보이기 시작한다”며 전쟁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할 것을 촉구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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