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교 처분에 불복 소송…“일상 농담”
법원서 승소…“중대 비위행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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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에 보도된 충청소방학교 교육생 간 폭언 사건. [유튜브 채널 KBS 캡처]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 2023년 6월, 충청소방학교 입교생 2명이 동료에게 폭언하고, 상관을 성희롱한 것으로 밝혀져 퇴교를 당했다. 이들은 퇴교 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전 교육생 A씨 등은 “피해자를 괴롭힌 사실이 없다”며 “부적절한 발언 역시 일상적인 생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농담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들 교육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법원은 “퇴교 처분은 위법하다”며 이를 취소했다. 재판부는 “부적절한 언행은 맞다”면서도 “평균적인 남성 교육생의 입장에서 견디기 힘든 수준의 비속어를 사용하며 괴롭힌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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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에 보도된 충청소방학교 교육생 간 폭언 사건. 피해자가 언론에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KBS 캡처] |
사건은 지난 2023년 5월께 발생했다. A씨 등 3명은 한 방을 쓰는 나이 어린 피해 교육생을 두고 폭언을 퍼부었다. 일과시간이나 체력단련 직후에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관인 여성 지도관에 대해 성관계를 암시하는 성희롱성 발언도 한 것으로도 당시 조사됐다.
충청소방학교는 다음 달 가해자로 지목된 입교생 3명을 대상으로 학칙 위반 심사를 열었다. 폭언과 성희롱 발언이 일부 사실로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3명 중 2명은 퇴교 조치하고, 1명에겐 벌점 30점을 부여했다.
퇴교를 당한 A씨 등 2명은 “퇴교는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5개월 뒤 심판청구가 기각당하자 지난 2024년 2월 법원에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퇴교 처분은 비위 행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며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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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헤럴드경제DB] |
약 2년 만에 나온 재판 결과, 법원은 퇴교 처분을 취소했다. A씨 등이 폭언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중대한 비위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행정2부(부장 정선오)는 A씨 등 2명이 “퇴교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1월 중순 A씨 측 승소로 판결했다. 소송 비용도 충청소방학교장이 내도록 했다.
A씨 등은 “폭언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도 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해자가 폭언을 들었을 당시 녹음한 파일이 증거로 인정됐다.
다만 1심 재판부는 “A씨 등이 교육생활 중 욕설이나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남성 교육생의 입장에서 견디기 힘든 수준의 비속어를 사용하며 괴롭힌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희롱 발언의 경우 문제가 된 발언을 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설령 해당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여성 지도관에게 전달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므로 성희롱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부적절한 발언·욕설만으론 학칙에서 정한 직권퇴교 사유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학칙에 따르면 성희롱 또는 성폭력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음주운전, 절도 및 도박 행위 등에 해당해야 퇴교 처분이 가능한데 A씨의 폭언이 이 정도로 수위가 심각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등이 직접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소방조직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이 사건이 SNS와 언론에서 알려진 계기는 피해자가 인터넷 카페와 언론에 A씨 등의 행위를 폭로하는 게시글을 작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퇴교 처분을 받으면 교육생은 다시 채용시험에 응시해 합격하지 않는 한 후보자의 자격을 상실하고 소방학교 교육 훈련 과정에 재입교할 수 없게 된다”며 “불이익이 중대한 점을 고려할 때 소방공무원에게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하더라도 퇴교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심 판결에 대해 충청소방학교장이 항소했다. 2심 판결이 대전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A씨 등 2명은 자신들의 폭언을 녹음한 피해자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까지 했지만 경찰에서 무혐의가 나왔다. 피해자도 대화에 직접 참여했다는 이유였다. 현행법상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 3자의 동의 없는 녹음은 불법이지만 대화에 참여한 경우 불법이 아니며 증거로 쓰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