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백기사 참여 1년 6개월 만
30% 이상 수익률…성공적 엑시트 평가
메리츠금융그룹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의 고려아연 보유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베인캐피탈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백기사로 참여한 지 약 1년 6개월만에 엑시트에 성공했다.
베인캐피탈은 30% 이상 고수익을 거뒀고,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지키면서도 수익률을 절감시켜 재무 부담을 낮추게 됐다. 베인캐피탈과 최 회장 측 모두 이득을 취한 딜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지난 8일 오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 41만9082주(2.01%) 전량을 메리츠금융그룹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 단가는 전날 고려아연 종가인 147만3000원 대비 약 20% 가까이 할인, 총 5000억원대 초반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4년 10월 MBK파트너스·영풍 공개매수에 맞선 최 회장 측 대항 공개매수로 참여,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했다. 장내매수 등을 통해 주식을 추가로 늘렸으며, 총투자 원금은 약 4000억원 규모다. 이번 매각 추정치를 감안하면, 약 1년 6개월 투자를 통해 30% 가량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베인캐피탈 관계자는 “투자 1년 6개월 만에 30% 이상의 수익을 얻고 엑시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공개매수를 통한 고려아연 투자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걸 확인했다”며 “경영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호실적과 함께 기업가치 향상을 이어온 현 경영진의 성과가 좋은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됐다”고 전했다.
최 회장 측 역시 이번 거래가 성공적이란 평가다. 최 회장은 베인캐피탈로부터 지분을 되살 경우 연 13%대 수준의 수익률 보장을 합의했다. 이번에 메리츠금융그룹에게 보장한 수익률은 이보다 절반 수준인 6%대로 알려졌다. 의결권 행사 등 해당 지분과 관련된 제반 조건은 유지됐다. 최 회장으로선 우호 지분을 유지하면서도 재무 부담은 낮출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거래가 성사된 배경으론 고려아연 실적 개선 및 경영 안정이 꼽힌다. 고려아연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7.6%, 70.3% 급증했다. 두 수치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말엔 미국 테네시주에 13종 핵심광물과 반도체황산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발표했다. 핵심 광물 공급망의 주요 기업으로 부각되면서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 담보가치도 높아지고 리파이낸싱에서도 한층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고려아연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등 고려아연이 추천한 이사 후보 2명과 미국 통합 제련소 크루서블JV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 등 3명 이사를 선임했고,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안건 대부분도 통과됐다.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의 지분율 격차와 약 15%로 추정되는 소액주주 지분율을 고려하면, 소액주주 상당수가 현 경영진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려아연의 경영 연속성 등에 기대감이 쏠리면서 고려아연 역시 향후 안정적 투자처로서 매력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되며 베인캐피탈은 목표 수익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최 회장 입장에서는 그간의 성과에 힘입어 우군을 유지하면서도 재무 부담을 안정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상수·홍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