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프라이스’ 강조
재고·가격 본사 통합
딜러는 ‘경험 매니저’로 전환
“딜러 재고 부담 줄어 안정적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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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상국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사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가격과 재고를 본사가 통합 관리하는 새로운 판매 방식 ‘리테일 오브 더 퓨처(RoF)’를 오는 13일부터 도입하며 기존 자동차 판매 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그동안 국내 수입차 시장은 딜러사별로 재고와 가격 정책이 달라 소비자가 여러 전시장을 방문해 조건을 비교해야 하는 구조였다. 차량 출고 시점 역시 딜러가 보유한 재고에 따라 달라져 동일 모델이라도 대기 기간이 제각각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벤츠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러한 구조를 본사 중심으로 통합한다. 이상국 벤츠 코리아 부사장은 9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프로세스로는 고객 만족이 불가능하다”며 “가격 비교나 재고 확인에 드는 불필요한 과정을 줄이고, 고객이 차량과 브랜드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벤츠는 기존 ‘출고 시점 가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계약 이후에도 더 유리한 조건을 적용하는 ‘베스트 프라이스’ 정책을 도입한다.
이 부사장은 “계약을 한 이후 출고 시점에서 프로모션이 올라가면 당연히 적용된다”며 “심지어 프로모션이 없어져도 계약 당시 조건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좋은 조건으로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를 ‘원 프라이스’가 아닌 ‘베스트 프라이스’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기존처럼 딜러별 가격이 다른 구조도 사라진다. 박지성 벤츠 코리아 RoF 총괄 부장은 “이제는 강남이든 부산이든 동일한 견적을 제공받을 수 있다”며 “여러 매장을 돌며 가격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프로모션 가격은 매월 초 업데이트될 전망이다. 이 부사장은 “가격은 최소 월 단위로 운영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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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지성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RoF 총괄 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
딜러 역할 축소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부사장은 “딜러사 수익을 악화시키고 본사 수익을 늘리기 위한 구조가 아니다. 재고 부담이 없어지면서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만들어진다”라며 “기존에는 마진 구조였다면 이제는 수수료 구조로 바뀌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형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딜러사들이 직판 모델을 도입한 해외 시장을 방문해 의견을 들었는데,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벤츠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 같은 판매 방식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현재 스웨덴, 인도, 호주, 영국, 튀르키예, 독일 등 12개국에서 직판 기반 판매 모델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내는 이번 도입으로 해당 체계에 합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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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배터리 제조사 정보 공개에 이어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전기차 차량에 대한 무상점검을 실시한 가운데 지난달 10일 서울의 한 벤츠 서비스센터로 전기차가 입고되고 있다. [뉴시스] |
벤츠는 기존 자동차 판매 구조의 문제로 ‘가격 중심 영업’을 지목하며 딜러 역할 자체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지금은 차량 설명보다 가격 이야기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프로세스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데 딜러들도 공감했다”며 “앞으로는 가격 협상이 아닌 제품과 브랜드 경험에 집중하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딜러는 기존처럼 재고를 보유하고 가격 협상을 주도하는 ‘판매자’에서 벗어나, 상담·시승·차량 인도 등을 담당하는 ‘고객 경험 매니저’로 역할이 재편된다. 가격은 본사가 일괄 관리하고, 딜러는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재고 부담과 운영 비용이 줄어들고, 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벤츠는 RoF 도입을 위해 별도의 IT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통합했다. 고객은 차량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대 약 4개월 이후 입고 예정 물량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기존처럼 딜러사별 재고에 따라 출고 대기 기간이 달랐던 구조에서 벗어나, 본사 기준으로 재고와 출고 일정이 관리되면서 고객과 딜러 모두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출고 방식 역시 기존 ‘계약 순서’ 중심에서 ‘고객 맞춤형’으로 바뀐다. 단순히 먼저 계약한 순서대로 차량을 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실제로 차량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인도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고객이 언제 차를 받고 싶은지를 먼저 확인한 뒤, 그 시점에 맞춰 차량을 제공하는 구조”라며 “단순히 빠르게 출고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주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도 “출고 속도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일정에 맞춘 ‘정시 인도’ 개념이 핵심”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차량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새로운 판매 방식의 중요한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