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연령보다 늦는 결혼…주거·일자리 불안이 핵심 변수
90년대생 “결혼 필수 아니다”…세대별 정책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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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하락세를 이어오던 한국의 혼인율이 최근 2년 연속 반등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청년층이 체감하는 결혼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실제 결혼 시점이 스스로 인식하는 ‘적정 혼인 연령’을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주거비와 고용 불안에 따른 ‘비자발적 만혼’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슈앤포커스(제463호)’에 따르면 2024년 혼인 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19만2000건)을 저점으로 10년 만에 반등한 뒤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30~34세 연령층의 혼인율 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 최근 반등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혼인 ‘시기’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2024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86세, 여성 31.55세로 2000년 대비 각각 4.58세, 5.06세 상승했다. 특히 여성의 상승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인식과 현실 간 괴리다. 국민 인식 조사에서 적정 혼인 연령은 여성 30.3세, 남성 33.2세로 조사됐지만, 실제 초혼 연령은 이보다 각각 1.3세, 0.7세 높았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결혼 지연이 개인 선택이 아닌 구조적 제약의 결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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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결혼 의향이 있는 미혼자들도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결혼을 하지 못한 이유로 ‘적당한 상대를 찾지 못해서’(43.2%)가 가장 많았지만, 주거비 마련(20.0%), 안정적 일자리 부족(19.5%) 등 경제적 요인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 진단도 비슷하다. 혼인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꼽혔고, 이어 ‘주택 가격 상승과 주거비 부담’이 지목됐다.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길어지면서 ‘취업→결혼’으로 이어지는 생애 경로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대별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1970~80년대생과 달리 1990년대생에서는 결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필수적 규범이 아닌 선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은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90년대 초반생은 혼인율 반등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세대”라며 “단순한 결혼 장려를 넘어 안정적 일자리와 주거 여건 개선, 만남 기회 확대 등 세대별 맞춤형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혼인율 반등이라는 표면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이 체감하는 결혼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결혼을 안 하는 사회’가 아니라 ‘결혼하기 어려운 사회’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반등 흐름 역시 일시적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