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수 이상 국민·사업자 직접 고발 허용 검토
경기·부산·경북·제주 주유소 담합조사 마무리
취임 7개월째 성과 “경제적 제재 실효성 제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전속고발권 폐지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관련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현재 진행 중인 형사사법제도 개혁이 이뤄지면 보다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나올 수 있고, 법 개정안은 공정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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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 |
전속고발권은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그간 공정위가 조사와 고발을 함께 수행하면서 고발권을 독점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으며,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주 위원장은 현행 제도에 대해 “지금도 국민이나 사업자가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는 있지만, 수사기관이 사건을 수사한 뒤 공정위에 고발 요청을 하면 공정위는 의무적으로 고발해야 하기 때문에 공소 제기가 가능한 구조”라며 “현재는 공정위의 고발을 거치는 간접적인 방식인데, 이를 풀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직접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속고발권 폐지 이후 고발 방식과 관련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직접 고발을 해서 공소 제기까지 가능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이라며 “지난번 국무회의에서는 300명 이상, 사업자의 경우 30개 이상 등 요건을 담은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전속고발권 폐지로 고발이 남발하고 형사처벌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를 고려한 제도 개편이 병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우리나라에는 공정거래법에 과도하게 많은 형벌 규정이 적용되고 있는데, 다른 선진국들은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만 형벌을 두고 있다”며 “불필요한 형사적 제재는 줄이고 이를 경제적 제재로 대체하는 이른바 형벌 합리화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7개월을 맞아 성과로 보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도한 형벌 규정 정비와 함께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형벌 규정을 없애면 법 위반을 억제하는 억지력이 완화될 수밖에 없다”며 “형벌 규정을 대체하는 경제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공정거래법과 관련 법에서 적용되는 경제적 제재 수준, 즉 과징금이나 시정명령 등을 선진국과 비교해 현재 수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했던 일”이라며 “확인해 보니 경제적 제재 수준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과징금 수준과 관련해서는 “현행법에서 시장 지배적 지위에 대해서는 관련 매출액의 6%까지만 과징금을 처분하게 되어 있다”며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6%보다 훨씬 높을 수 있고, 20~30%까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연합(EU)에서는 30%가 적용되고 있고 일본은 15%”라며 “개정안에서는 관련 매출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가 높은 과징금을 부과한 뒤 소송에서 패소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뒤 환급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며 “약 95%는 과징금이 환급되지 않고 승소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근 유가 상승과 맞물린 주유소 담합 의혹과 관련해서는 “부산, 경북, 제주 그리고 경기 지역 주유소 담합을 현장 점검했고 조만간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면 시정 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한국이 이제는 선진국이고 한국 기업들은 선진국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경쟁해야 한다”며 “공정거래법과 관련 제도도 선진국 표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