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협상카드 나왔다…“호르무즈내 오만 수역 통과 허용 검토”

미국 요구 수용 전제…호르무즈 ‘부분 개방’ 카드
로이터, 이란의 대미 휴전 협상안 내용 일부 보도
‘호르무즈 주권’ 강경론 뒤 첫 가시적 유화책 주목
기뢰 제거·이스라엘 선박 포함 여부는 불확실

 

세계 최대 원유 관문 호르무즈 해협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이 미국과 협상 성사시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측 해역을 선박이 자유롭게 통과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정부의 브리핑을 받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로 중 이란 반대편 오만 해역을 이란의 관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들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면 호르무즈 해협을 일부 재개방한다는 의미로, 미국의 이란 요구 수용 여부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조건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다만 이란이 해당 해역에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는 기뢰를 제거할지, 또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을 포함해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 소식통은 이러한 제안이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 있으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의 핵심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서방의 한 안보 소식통 역시 오만 영해를 통해 선박 통항 허용 방안이 이미 논의돼왔다면서도, 미국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란과 오만 사이 폭 34km에 불과한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로, 중동산 에너지와 비료 등 주요 물자의 핵심 운송로다. 특히 전 세계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흐름의 약 20%를 담당한다.

현재 이란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이중 봉쇄’하고 있으나 호르무즈 해협은 원래 항행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제 수로다. 선박들이 해협 안쪽으로 진입할 때는 이란 쪽 항로를, 해협 밖으로 나올 때는 오만 쪽 항로를 주로 이용했다.

이번 제안은 최근 몇 주간 거론됐던 강경 조치에서 한 발 물러선 첫 가시적 신호로 평가된다. 앞서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해협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며, 이는 국제 해양 규범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전례 없는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런던에서 열린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은 이란의 통행료 부과 구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IMO는 이 같은 조치가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의 이번 제안은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호르무즈 해협 항행 질서를 복원하려는 첫 단계로도 해석된다. 이란은 그동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간헐적으로 나포해 왔지만, 기본적인 항로 체계 자체는 유지해 왔다.

현재 항로 체계는 1968년 유엔 산하 해운기구 합의로 도입된 ‘양방향 항로 분리 제도’에 따라 이란 측과 오만 측 해역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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