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악재에 기업 경기심리 악화 지속…두 달 연속 하락

한경협,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 조사
5월 87.5…4월부터 2개월 연속 심리 악화
4월 실적치 83.2…코로나 후 6년 만에 최저
유가 민감한 에너지·원자재 업종 충격 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국제 원유 가격이 급등하며 나프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도심 내 한 상점에 석유화학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5월 국내 기업들의 경기심리를 보여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또 다시 하락했다.

중동 사태에 따른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여파로 상당수 업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 충격에 민감한 에너지·원자재 업종과 중동·아프리카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식품·소재 업종의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87.5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한다. 중동 사태 발발 이후 첫 조사였던 4월(85.1)에 이어 BSI 전망치는 2개월 연속 80대에 머물렀다.

4월 BSI 실적치는 83.2로 조사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였던 2020년 8월(79.8)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BSI 전망치는 제조업(86.5)과 비제조업(88.4) 모두 기준선 100을 크게 밑돌았다. 중동 사태로 인해 지수가 80대에 떨어졌던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 전망치는 올해 3월(105.9) 이후 2개월 연속, 비제조업 전망치는 작년 12월(105.2)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 중 바이오, 헬스케어가 포함된 의약품(125.0)과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8.8)가 호조를 보였을 뿐 7개 업종은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5월 연휴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23.1)과 도·소매(107.8)가 호조를 보였지만 나머지 5개 업종은 부정적 전망을 기록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커피와 곡물 등을 수입하는 식음료(72.2)와 나프타·원유로 플라스틱과 포장재를 만드는 비금속 소재 및 제품(71.4) 업종의 충격이 컸다.

한경협은 중동 분쟁의 여파로 유가 충격에 민감한 에너지·원자재·물류 업종과 중동·아프리카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식품·소재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는 내수(90.6), 수출(93.2), 투자(92.6)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한 7개 부문에서 모두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특히 재고 부문의 전망치가 97.7를 기록했는데 일반적으로 기준선 100을 하회하면 수요 확대 신호로 해석하지만 중동발 공급 위축에 따른 지금의 재고 부족은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한경협은 설명했다.

기업의 자금 여력과 유동성을 반영하는 자금사정 전망치는 88.0으로, 2023년 2월(87.9) 이후 3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경협은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자금 소요에 대한 불확실성 심화가 비상 경영 확대로 이어져 기업들의 경기 심리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대외 충격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석유제품(나프타, 석유가스 등)의 가격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원자재 수급 및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건설 소재 등 해외 대체재 발굴 ▷신속한 대체재 인증 승인 ▷나프타 등 산업 기초원료 수입(구매) 원활화를 위한 신용장(L/C) 한도 지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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