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대한 분노’ 작전 종료” 선언…휴전 유지 재확인

美국무 “對이란 군사작전 종료·국면 바뀌었다”
“해방 프로젝트, 방어적 성격의 美 선의” 강조
‘전세계 기여’ 외교전으로 선회
전쟁 의회승인 필요 ‘60일 제한’ 우회 출구전략
美국방, 이란공격에도 “휴전 유효”…유가 급락
트럼프 내주 방중 앞두고 전쟁 재개 부담 고려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이 운용하는 선박 나무호가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지 사흘째인 6일 정부가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위해 전문가를 급파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광저우에서 열린 HMM 나무호 진수식(왼쪽)과 세계 선박 추적 서비스 ‘마린트래픽’에 호르무즈 해협 주변 선박들이 표시된 모습. 노란색 원 안에 나무호 위치가 표시돼 있다. [연합·마린트래픽 캡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지난 2월말 미국이 개시한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고 선언했다. 미 의회 승인없는 전쟁 ‘60일 제한’을 우회하고 악화한 여론을 달래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는 루비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대한 분노) 그 단계는 끝났다. 우리는 지금 해방 프로젝트(Project Freedom) 중”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방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한다고 밝히기 몇 시간 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과의 최종합의를 향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해방 프로젝트를 잠시 중단한다고 했다. 다만 대이란 해상봉쇄는 여전히 유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28일 돌입한 대이란 군사작전에 ‘장대한 분노’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란 전쟁이 좀처럼 끝나지 않으면서 의회 승인 없이 대외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전쟁권한법상의 60일 규정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서한을 보내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적대행위가 종결됐다”고 통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장대한 분노’ 작전 종료 선언에 대해 “루비오 장관이 전쟁권한법이 요구하는 ‘60일 제한’ 규정을 우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재확인 했다”고 해석했다.

또한 루비오 장관은 기본적으로 해방 프로젝트가 방어적 성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해방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는데 우리가 해당 지역에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선박이지만 미국이 ‘선의’로 해방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왜 해방 프로젝트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줘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방치하면 다른 공해상 수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얽힌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인정한 것으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고립된 채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민간 선원들이 최소 10명 사망했다면서 이란이 해적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시도하며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또는 현상)’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완전히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며 전세계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합류해 이란을 규탄하고 뭔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중국에도 해를 끼친다면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나라가 뭔가를 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면서도 특정 국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유엔에 대한 진정한 시험대”라고 했다.

실제 루비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바레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가 공동 작성했다.

결의안은 이란에 ▷선박 공격 및 기뢰 부설 중단 ▷통행료 징수 중지 ▷기뢰 위치 공개 및 제거 협력 ▷인도주의 통로 구축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해협 봉쇄로 비료와 구호품 등 필수 물자의 이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도적 대응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초안은 지난달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안건을 수정한 것이다. 로이터와 AP통신에 따르면 새 결의안은 중·러를 의식해 군사 행동을 명시적으로 승인하는 표현을 삭제했다. 다만 제재와 군사 조치를 포함한 강제력 행사 근거인 유엔 헌장 제7장은 유지해 실질적인 압박 수단은 남겼다.

한편, 미국은 대이란 해상 봉쇄는 유지하는 동시에 이란의 도발 속에서도 휴전 유지 방침은 공식 재확인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이 미군이나 상선을 공격할 경우 압도적이고 파괴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휴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며 우리는 전투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해방 프로젝트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에 한국이 응할 조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더 나서주길 바란다”고 답해 한국의 동참을 촉구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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