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대금 미루자 노동자들 ‘고공농성’…노동부, 시정지시

나주·원주 하도급업체 기성금 지급 지연…임금체불·수당 과소지급 적발
노동부 “도급인 연대책임”…시정 후 체불·기성금 전액 지급


부영그룹 사옥 [부영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하도급업체에 대한 기성금 지급을 미루면서 임금체불과 고공농성 사태까지 이어졌던 부영주택에 대해 노동부가 시정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기준법상 도급인의 연대책임을 근거로 원청 책임을 물은 것으로, 노동당국이 건설업계 원·하청 임금체불 문제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국회 이학영 국회부의장실이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기획감독 결과에 따르면 노동부는 최근 부영주택에 대해 근로기준법·기간제법 위반 등 총 8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시정지시를 내렸다.

부영그룹 주택사업 계열사인 부영주택은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 지역 건물 재보수 공사를 맡은 하도급업체들에 기성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난에 빠진 하도급업체들은 노동자 임금을 체불했고, 일부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나주와 원주 현장에서 잇달아 고공농성에 나서며 사회적 논란으로 번졌다.

노동부는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라 도급인인 부영주택에도 연대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도급인의 귀책 사유로 수급업체 근로자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도급인 역시 연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동부 시정지시 이후 부영주택은 하도급업체에 밀린 기성금을 전액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독에서는 임금·수당 체계 전반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다수 확인됐다. 부영주택은 재직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총 4100만원을 과소 지급했고, 퇴직자 수당 480만원도 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간제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가족수당 약 1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노동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근로계약서와 임금계약서의 필수 기재사항이 누락됐고, 취업규칙에 현행 법령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

다만 부영주택이 노동부 감독 이후 위반 사항을 모두 시정하면서 노동부는 별도 사법처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학영 부의장은 “도급 대금 미지급은 하도급 업체 경영을 마비시키고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원청에 대한 철저한 감독 체계를 구축하고 위반 시 엄중 제재해야 임금체불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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