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무산수화 창시자 ‘안개 작가’ 허문, 마지막 개인전 연다

20~25일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산세 아닌 안개와 구름 중심 화풍


허문, 강무(江霧), 2021, 한지에 수묵담채, 165×63㎝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한국 남종산수화 전통을 잇는 운림산방 4대 화맥의 계승자인 임전(林田) 허문 화백이 마지막 개인전을 연다.

허문 화백은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개인전 ‘붓질칠십년’을 개최한다.

허 화백은 운림산방 화맥을 대표하는 임인 허림의 아들이자 남농 허건의 문하에서 성장한 작가로, 조선 시대와 근현대 수묵산수는 관념산수와 실경산수로 나뉘지만, 그는 안개와 구름의 흐름을 화면 중심에 배치한 ‘운무산수’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통 산수화의 산세 중심 구성을 넘어 운무 자체를 공간의 주체로 다루며 독자적인 화면 구조를 만들어 왔고, 이 같은 화풍은 그에게 ‘안개 작가’라는 별칭을 안겨줬다.

운림산방은 조선조 후기 남종화의 거봉이었던 소치 허련(1808~1893) 선생의 화실 이름이자 당호를 뜻한다. 또한 허씨 일가의 화맥을 상징하는 단어기도 하다. 소치 허련부터 2대 미산 허형, 3대 남농 허건, 임인 허림 형제, 4대 임전 허문과 5대 허진과 허재로 계승되고 있다.

전통 남종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남농 허건의 영향을 받은 허문은 한국화의 정통 필법을 익힌 후, 홍익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허 화백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등을 지내며 한국 화단에서도 활동해 왔다. 또한 운림산방 200년 화맥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작가란 것이 그에 대한 미술계의 평가다.

이번 전시에선 임전 허문이 수십 년간 이어온 운무산수 작업과 주요 대표작들이 공개된다. 한 예술가의 작업 세계를 정리하는 한편, 전통 남종산수화가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로 마련됐다. 앞서 허 화백은 2014년엔 ‘붓질오십년’, 2022년엔 ‘붓질육십년’, 2024년엔 ‘운림산방5대전’ 등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임전 허문에 대해 “허문은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기법을 초월하는 독자적인 선염 기법의 ‘운무산수화’를 창안했다”며 “임전의 그림은 재현적인 듯 싶으면서도 생략과 절제 그리고 단순화를 통해 운해와 안개에 잠겨 있는 선계(仙界)와 같은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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