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LP 70만원…회현역 상가도 북적
턴테이블·스피커 등 관련 상품 매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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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찾은 서울 중구 회현역 지하상가의 한 LP판매점 모습. 점주 A 씨는 “플랭크오션의 블론드 LP가 인기여서 전시해 뒀다”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잔나비는 없어요. 한로로도 품절입니다.”
지난 13일 회현역 지하상가 9번 출구로 들어서자, 나무 수납장에 빼곡히 꽂힌 LP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재즈와 팝 음반 사이로 최근 발매된 인디 밴드와 국내 아티스트 LP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곳에서 30년째 LP 판매점을 운영 중인 이석현(58) 씨는 “예전에는 2030세대가 LP를 찾으러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주요 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정치마, 아이유, 잔나비 등 요즘 인기 있는 LP는 찾아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다른 LP 판매점은 최신 K-팝 음반을 가게 전면에 배치했다. 코르티스, BTS(방탄소년단) 등 인기 아이돌 음반도 빠지지 않았다. 점주 김모(41) 씨는 “케이팝 음반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앞으로 빼놨다”며 “BTS 음반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효자템”이라고 했다.
스마트폰과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일상이 된 시대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젊은층이 늘면서 LP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수단을 넘어 ‘소장’과 ‘취향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다. 레트로 열풍도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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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LP 판매점 전면에 K-팝 음반들이 있다. 코르티스, BTS, 10CM 등 다양한 가수 LP가 판매되고 있었다. 박연수 기자 |
LP 수요가 늘면서 음원 출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음원 사이트와 CD 중심으로 음악을 발매했다면 최근에는 LP를 함께 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이돌그룹 코르티스도 이달 ‘GREENGREEN’을 LP로 출시했다.
인기 음반은 예약 판매 단계에서 품절되거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14일 기준 번개장터에는 잔나비 2집 ‘전설’ 옐로우 LP가 64만원에 올라왔다. 크림에서는 같은 음반이 70만원에 거래됐다. 발매가 5만5000원 대비 10배 이상 웃돈이 붙은 셈이다. 검정치마의 정규 3집도 44만원까지 오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LP 열풍은 음향기기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29CM에 따르면 지난 1~12일 기준 턴테이블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턴테이블 거래액은 직전 동기 대비 32%, 스피커도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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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찾은 서울 마포구 LP카페 수록곡 기록실에 옥상달빛 LP가 돌아가고 있다. 박연수 기자 |
LP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공간도 늘고 있다. 예전에는 술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LP바’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커피와 디저트를 조합한 ‘LP카페’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성수동 ‘바이닐 성수’, 문래동 ‘해방음’, 제주 ‘리버브제주’ 등이 대표적이다. 퇴근 시간대나 주말에는 대기줄까지 형성될 정도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에 LP카페 ‘수록곡 기록실’을 새로 연 A씨는 “주말이면 데이트를 하러 오는 2030 손님들이 많다”며 “문을 연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지만 종종 만석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LP 열풍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LP’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은 1000만개를 넘어섰다. LP 판매점을 추천하거나 턴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는 음반 재생 장면을 올리는 게시글도 다양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레트로는 젊은 사람들이 접해 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라며 “감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LP 같은 아날로그 콘텐츠의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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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만5000원에 발매돼 현재 70만원까지 오른 잔나비 LP가 서울 한 카페에서 재생되고 있다. 박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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