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지정 검토”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운영계획 공개
다음달 현장 대토론회 계기 본격 논의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를 지정해 지배구조 차원에서 포용금융을 체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용금융 담당 임직원 면책 등 금융 시스템에 포용금융을 내재화하는 방법도 고안한다.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세분화하고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를 합리화하는 한편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신용 인프라 정교화를 통해 금융 소외 문제를 만들어내는 구조 자체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용금융 전략추진단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금융 소외 문제의 구조적·근본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포용금융 대전환회의 아래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구성해 개선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


이 위원장은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금융 시스템을 포용적 금융으로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전략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추진단에는 정부·금융회사·정책기관은 물론 제도권 밖에 있는 재야의 전문가, 사회활동가, 현장 상담기관 종사자 등이 폭넓게 참여해 ▷총괄 ▷정책서민 ▷금융산업 ▷신용 인프라 등 4개 분과로 나눠 근본적인 금융 시스템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6월 현장 대토론회를 시작으로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논의 범위를 넓히고 내용과 깊이도 과거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가져가고자 한다”면서 “총괄 분과에서는 포용금융이 금융 시스템 내부에 어떻게 하면 내재화될 수 있는지, 항구적 제도화로 갈 수 있는지 등에 초점을 두고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세부 아이디어로 금융회사 내 포용금융 최고책임자 지정, 임직원 면책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상품, 전달체계, 효과, 층위구조 등 정책서민금융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고 금융회사가 포용금융으로 갈 수 있게 만드는 유인 구조, 즉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어떤 인센티브를 만들지, 금융·복지·고용 복합모델 연계를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바라볼수 있을지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산업 분과에서는 건전성 규제 합리화와 서민금융·인터넷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역할 달성, 금융감독 관리체계 등을, 신용 인프라 분과에서는 신용평가체계 정교화 등을 각각 살필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과제 발굴 단계에서부터 새로운 시각,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담고 논의 과정에서도 서로 논의하며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이런 생각이 있을 수 있고 저런 측면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살피며) 가능한 투명하고 공개적·개방적으로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유동화전문회사 4중 장치 통해 전수조사


이 위원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지적한 장기연체채권 관리와 불법사금융 근절 등도 집중적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록수와 같은 새도약기금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동화전문회사를 전수조사해 살필 예정”이라며 금융회사 자체조사·금융감독원·신용정보원·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한 4중 장치를 활용해 실태를 명확히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 처리회사)인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의 과도한 장기 추심을 두고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상록수 사태 이후 ‘케이비스타자산유동화유한회사’(약 2800억원), ‘제네시스유동화전문유한회사’(약 280억원)도 보유한 장기연체채권 매각 의사를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회사에서 연체채권을 기본적으로 싼값에 사 와서 추심을 해 이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업의 본질상 엄정한 규율이 필요하다”면서 “등록제로 돼 있는 부분을 허가제로 전환해 보고자 한다”고 전했다. 매입채권추심업의 허가제 전환 방안은 다음주로 예정된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논의된다.

금융위는 생산적 금융 방안으로 지역 기업금융 활성화를 중점 추진할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이르면 6월 말 우체국에서 4대 은행의 대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은행대리업 시범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외상매출채권 담보 대출과 관련해선 구매 기업의 상환 의무를 판매기업이 떠안게 하는 상환청구권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지배구조 개선안 지연에 “제대로 된 작동 고민”


이 위원장은 금융위가 최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안건을 금감원으로 되돌려보낸 배경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후 첫 번째 대규모 제재고 다수 금융기관이 관련돼 있으며 나중에 유사사례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며 “사실관계 파악이나 법리 적용 부분에서 보다 정교하고 엄밀해야 한다는 게 금융위가 봤던 가장 큰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용성·정당성·완결성을 높이는 차원으로 금감원도 마찬가지 입장”이라며 “금감원이 신속하게 보고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고 조치안이 보완돼 오는 대로 신속히 검토해 처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지연된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동안 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선을 해왔음에도 현장에서 참호 구축이나 이너서클 문제가 재현되고 반복됐다”면서 “어떻게 제도를 만들어야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비거주 1주택자 관련 대출 규제에 대해 “여러 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어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은행이 가지고 있는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전세대출 규모가 약 5만9000건, 9조2000억원 정도로 파악됐고 전체적으로도 현황 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투기적 목적을 어떻게 정의하고 걸러낼 것인지, 규제를 포지티브식으로 할지, 네거티브식으로 할지 등 여러 아이디어를 듣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두나무 지분을 취득한 것과 관련해 ‘금가분리(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제한)’에 대한 입장을 묻자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등과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글로벌 흐름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금융기관이 가상자산에 참여할 때 이용자 보호, 금융 안정 등 측면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 도입이나 가상자산거래소 규율체계 정비를 포함한 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도 하고 있기에 그것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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