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AI 인프라도 취약…“중앙정부 주도 범정부 대응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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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유용원 의원실 제공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북한의 전자기펄스(EMP) 공격 위협이 고도화되는 가운데, 경찰·소방 등 국가 핵심 안전망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관장하는 각 정부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치안·재난·전력 등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관장하는 정부 기관 상당수가 EMP 공격에 대비한 물리적 방호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디지털 강국 대한민국이 북한의 EMP 단 한 방에 ‘석기시대’로 돌아갈 수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가 EMP 위협에 사실상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EMP를 포함한 전자전 능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2월 제9차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적의 지휘 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전자전 무기 체계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가(KN-23)’에 EMP 탄두를 탑재한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 대응은 미흡한 수준이다. 현행 ‘통합방위법’상 국가방위요소에 포함된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은 EMP 공격 시 관제센터와 통신장비를 보호할 차폐시설을 전혀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EMP 공격 발생 시 치안·구조·재난 대응 기능이 동시에 마비되는 ‘안보 공백’ 우려가 제기된다.
첨단 인프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역시 EMP 방호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공격 시 대규모 시스템 셧다운과 함께 인공지능 산업 기반이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력망 역시 취약하다.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 발전 자회사들은 EMP 대비 물리적 방호시설이 부족한 상태다.
일부 기관이 국정원 및 국립전파연구원과 함께 시범 평가를 실시했지만 예산 문제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 경우 EMP 공격 발생 시 전력망 복구에 최소 2.3시간에서 최대 11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기간 발생하는 전국적 전력 공백은 반도체 산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과 통신·의료·교통 등 국민 생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일부 기관은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백업센터에 건물 단위 차폐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한국은행은 재해복구센터에 EMP 방호 설비와 데이터 실시간 복제 체계를 갖췄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원전 특성에 맞춘 고강도 차폐와 내성 장비를 통해 EMP 대응력을 확보한 상태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전력망 붕괴로 국민들이 혹한 속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사회기반시설 보호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전기·통신망이 EMP로 마비되는 것은 국가 기능 정지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EMP 차폐 시설 구축을 개별 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주도해 예산 지원과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현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해서도 “북한은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말뿐인 평화가 아니라 실질적 대비책 마련과 경각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