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뢰 제거, 군사 충돌, 선박 상태 등 문제 산재
전문가들 “협의되도, 한 달 후 통행량 40~50%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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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간)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선박들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이란은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30일 내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를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려 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난제가 산적해있다.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페르시아만에 갇힌 1500척 이상의 상선이 해협을 자유롭게 오가려면 당장 선박의 상태를 항해에 적합하도록 재정비해야 하고, 기뢰도 제거해야 한다. 위험 요소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보험 제공이 어려워, 양국의 적대행위 중단이 확약돼야 한다는 것도 전제 조건이다.
25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란 간 해협 재개방 논의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기뢰 제거와 항로 조정, 선박 재정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선 설령 최종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전쟁 이전처럼 하루 130척 이상이 자유롭게 통과하던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가 역시 단기간 내 안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의 야코브 라르센 안전·보안 책임자는 “어떤 선박이 먼저 이동할 수 있는지, 어느 기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부터 정해야 한다”며 “어떤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어떤 조정 절차와 허가가 필요한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운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의 디미트리스 암파치디스 리스크 매니저는 “설령 선박 통과 절차가 마련되더라도 향후 3~4주 동안 운항량은 정상 수준의 40~50%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동차 운송·물류기업 왈레니우스 빌헬름센의 라세 크리스토퍼슨 CEO도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지역 해운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30~45일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운영 재개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기뢰 제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 해군이 기뢰 제거 장비를 배치하는 데만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군 당국은 이란이 설치한 일부 기뢰가 해저에서 가스를 분출해 선박 하부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3개월 이상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있는 선박들의 상태도 문제다. NYT는 “현재 약 2만명의 최소 인력만 남은 상태로 유지돼온 선박들은 정상 운항 재개를 위해 대규모 정비 작업이 필요하다”며 “페르시아만의 따뜻한 해수 환경 속에서 선체에는 따개비와 해조류 등이 붙어 항해 성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롤프 하벤 얀센 하팍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자사의 선박 상태에 대해 “선박 청소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며 “해협을 빠져나온 뒤에도 최고 속도가 평소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는 향후 추가 군사 충돌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공격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해운사들이 홍해 항로를 회피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은 이란과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이란 남부 지역의 일부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25일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기뢰 부설을 시도하는 이란 선박과 미사일 발사대를 겨냥한 것으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의 공습이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슨 CEO는 “공격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해당 지역 운항을 꺼리게 된다”고 말했다. 해양 정보업체 윈드워드의 아미 다니엘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방을 선언하더라도 해운사들이 즉시 이를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슷한 상황이 이미 두 차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해상 보험료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지난 17일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강화와 자금 조달을 위해 통과 선박을 상대로 ‘호르무즈 세이프’라는 통행류 징수 성격의 해상 운송 보험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암파치디스 매너지는 “핵심은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될지, 제한적 통행 체제로 운영될지 여부”라며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제한된 항로와 높은 보험료, 긴 대기시간 속에서 부분적으로 운항이 재개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