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민주유공자법, 정서적 반대 넘어야…본회의 표결 추진”

여야 대치 속 패스트트랙 처리 방침…“핵심 쟁점 상당 해소”
동학농민운동·보훈단체 개혁·안중근 유해 발굴 등 현안 언급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29일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방부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호 기자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이 ‘민주유공자법’과 관련해 여야 협의를 거쳐 본회의 표결 처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 쟁점이었던 사건 관련자 포함 여부에 대해 “법적 판단이 이미 정리됐다”며 반대 논리를 반박했다.

권 장관은 29일 오후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방부 기자간담회에서 “남민전 사건과 대구 동의대 사건 관련자의 민주유공자 포함 여부가 문제 제기됐지만, 남민전 사건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이 났고 동의대 사건도 개별 관여 정도와 부상 기준 등을 적용해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상자는 약 630여명으로 엄격히 제한돼 있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야당에서도 큰 반대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에 대한 국가적 예우를 제도화하는 법안으로, 정치권 대립 속에 장기간 계류돼 왔다. 보훈부는 이번 국회에서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 장관은 법안 처리 지연의 배경으로 ‘여야 대치 상황’과 ‘정서적 반대’를 지목했다.

그는 “6월 항쟁이 기폭제가 돼 87년 헌정 체제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예우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여야 대치 국면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타협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통해 본회의 상정을 추진 중이다. 권 장관은 “표결 처리 전 국민의힘 측에도 정서적 반대로 반대하지는 말아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본회의에서는 표결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법 체계에 대한 우려도 재차 해명했다.

그는 민주유공자법이 4·19, 5·18처럼 개별 사건이 아닌 포괄적 개념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초기에는 통합 입법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사건별로 분리되면서 오히려 전체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예우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화보상법으로 경제적 보상은 이미 이뤄져 별도에 예산이 안들어 간다”며 “이번 법안은 요양·의료 등 중심으로 연간 약 20억원 수준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아직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앞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감자, 해직자, 취업 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은 현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이 부분은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장관은 동학농민운동 관련자의 독립유공자 인정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동학농민운동은 우리 근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역사적 의미가 분명하다”며 “이를 독립유공자로 일괄 인정할 경우 기준 문제와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1895년 을미사변 때는 독립유공자로 인정하면서 1894년 동학농민운동은 제외하는 문제에서 논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미 이뤄진 일부 서훈 기준 자체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독립유공자 지정과는 별개로, 보다 적절한 명칭과 방식으로 국가 차원의 서훈을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훈단체 운영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일부 단체는 회원 명부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회원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직선제 도입 등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운영의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관련해서는 “중국 측이 북한의 동의와 정확한 매장 위치를 요구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같은 날 사망한 일본인 묘지 위치 추적을 통해 단서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효창공원의 국립묘지화 사업과 관련해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며 “묘지가 아닌 ‘독립공원’ 개념으로 접근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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