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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세계 최대 조선 해양 전시회 ‘포시도니아 2026’에 참가해 고기능성 선박용 도료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KCC] |
‘따개비 막는 페인트’ 앞세워 연료비·탄소규제 동시 대응
요턴·헴펠 등 글로벌 도료사도 방오도료 경쟁 격화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선박 외벽에 붙는 따개비는 해운업계에선 ‘돈 먹는 생물’로 통한다. 배가 바다에 뜨는 순간부터 선체 표면에 달라붙기 시작하는 따개비는 표면 마찰을 일으켜 선박 연료비 증가의 주범이다. 선주들은 따개비 증식을 막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흔쾌히 지불한다. 초대형컨테이너선의 경우 유류비로 한해에 수백억원을 사용하는데, 연료 효율이 10%만 높아져도 수십억대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도료사 KCC가 20년째 세계 최대 전시회 ‘포시도니아’에 올해도 참가한 이유다.
2일 도료업계에 따르면 KCC는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그리스 아테네 메트로폴리탄 엑스포 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조선·해양 전시회 ‘포시도니아 2026’에 참가해 고기능성 선박용 도료 제품군을 선보이고 있다. 포시도니아에 참가하는 도료사는 국내에선 KCC가 유일하다. KCC는 지난 2006년부터 10년째 포시도니아에 참가하며, 세계 주요 선주 시장인 그리스에서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2년에 한번씩 열리는 ‘포시도니아’는 1978년에 시작된 전시회로 선박 및 관련 기자재 분야의 대표 전시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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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체의 붉은색 부위 하단부가 실리콘 기반 방오도료를 도포한 상태다. 방오도료를 도포할 경우 따개비 등 바다 생물 부착을 억제해 선체 표면의 마찰 저감 효과를 통해 연료 절감 및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한다. [KCC] |
이번 전시에서 KCC는 방오도료, 방청도료, 상도도료 등 주요 선박용 도료 제품군을 소개한다. 특히 ‘이지스이엘프 시리즈(EgisELF Series)’와 ‘메타크루즈 엔에스(MetaCruise NS)’를 중심으로 친환경 규제 강화와 선박 운항 효율 개선 요구에 대응하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지스이엘프 시리즈’는 선체 표면의 마찰저항과 유체저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방오도료다. 배가 물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 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도막이 일정하게 마모되도록 설계돼 시간이 지나도 성능이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기저항을 줄이는 것처럼, 이지스이엘프는 선체 표면을 매끄럽게 유지해 바닷물의 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인다.
‘메타크루즈 엔에스’는 해양생물이 선체 표면에 달라붙는 것을 억제하는 실리콘 방오도료다. 쉽게 설명하면 따개비 입장에서 보면 ‘미끄러운 얼음판’ 같은 도료다. 달라붙으려 해도 쉽게 정착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선체를 깨끗하게 유지한다. 미끄러운 표면 위에 해양생물이 정착하기 어려운 특수 기술을 적용해 선체 오염을 줄이고, 이를 통해 연료 효율 향상과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노린 제품이다. 한번 붙었다 하더라도 파도에 쉽게 쓸려나갈 수 있도록 만든 특수 도료다.
KCC가 비교적 큰 비용을 지출하고 ‘포시도니아’에 참가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선박용 도료는 건축용 페인트 사업과는 달리 고부가가치 업종이다. 일단 두껍게 여러번 도포를 해야 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아파트 외벽이나 주택용 페인트에 비해 선박은 이보다 10배 이상의 두께로 발라야 성능이 유지된다. 바닷물과 파도, 염분, 충격, 해양생물 부착을 방어해 선체를 보호하는 1차 역할이 바로 도료다. 때문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나 LNG선의 경우 선박 한 척에 들어가는 도료 비용만 10억원 이상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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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C가 개발한 고기능 선박 도료로 도포를 완료한 현장 사진. [KCC] |
주기적 재도장이 필요한 것 역시 KCC가 선박 도료에 힘을 쏟는 이유다. 선박은 건조 과정에서 한 번 도장한 뒤 수년마다 드라이도크에 들어가 재도장을 진행한다. 특히 선체 하부에 적용되는 방오도료는 선박 운항 효율과 직결되는 만큼 선주들이 가격보다 성능을 우선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도료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연료 사용량을 1~2%만 줄일 수 있다면 선주 입장에서는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하루에 3억원에 가까운 돈을 유류비에 사용하고, 연간 운항일을 250일로 계산하면 한해에 600억~700억원 가량을 유류비로 지출한다. 수백억원대의 연료비가 해마다 지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은 도료를 사용해 연료 효율을 10%만 높여도 수십억대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방오도료가 ‘연료비 절감 장치’로 평가받는 이유다.
KCC외에도 글로벌 도료사들도 이런 해양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요턴은 ‘시퀀텀(SeaQuantum)’ 계열 방오도료와 선체 성능 관리 설루션을 앞세워 연료 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덴마크 헴펠도 ‘헴펠가드(Hempaguard)’ 등 실리콘 기반 제품군으로 고성능 방오도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악조노벨 산하 인터내셔널은 ‘인터슬릭(Intersleek) 제품군을 통해 실리콘 방오도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본 닛폰페인트마린과 CMP도 저마찰·장기 방오 성능을 앞세운 제품군을 확대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