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표구간 조정 유력

정부 7월 세제개편 전망
李대통령 “보유세 대체로 낮아” 언급
다주택·고가주택 겨냥 稅개편 기정사실
공정비율 시행령 개정해 당장 증세 가능
‘12억초과~25억이하’ 등 과표세분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강화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며 7월 중 세제개편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세 부담 확대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국회 입법 과정 없이 손볼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더불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표구간 조정,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이 가능성 높게 거론된다.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서울을 내주며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대통령이 직접 실거주 외 보유 부담 확대에 힘을 실으며 다주택·고가주택을 겨냥한 증세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9일 정치권·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보유세 확대 기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주택을) 많이 사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구 선진국이 하는 만큼의 보유 부담을 갖게 하는 게 맞겠다”며 “여러 채를 가지고 있는 건 상관없지만 부담은 하게 하자”고 덧붙였다.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증세 발언이 반복되자, 세제 규제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6·3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어낸 정부가 7월 세제개편안을 비롯한 여러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고가주택 보유자,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세제 드라이브에 본격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에서 정부 입장에서 남은 카드는 세금 뿐”이라며 “부동산 대책이라는 게 수요 억제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선 규제들을 완화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정부 기조가 규제 강화인 만큼 세금 확대가 향후 대책의 핵심 골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 가장 손보기 쉬운 건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공시가격에 곱해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2년부터 60%를 유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였고, 문재인 정부에선 95%까지 단계적으로 높인 바 있다. 이는 국회 통과 없이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입법 문턱을 우회해 확실하게 증세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은 지났지만 9월에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 등이 있어 그때부터 고지서 작업이 본격화된다”며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국무회의 의결만 하면 되는 사안인 만큼 8월말까지만 처리해도 당장 증세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직접적으로 보유세율을 높이는 것보다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다. 현행 과표구간은 ▷3억원 이하 ▷6억원 이하 ▷12억원 이하 ▷25억원 이하 ▷50억원 이하 ▷94억원 이하 ▷94억원 초과 등으로 나뉘는데 12억원 초과~25억원 이하, 25억원 초과~50억원 이하, 50억원 초과~94억원 이하 등 상대적으로 간극이 큰 해당 구간을 더 촘촘히 차등화하는 식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또한 올 1월 인터뷰에서 “같은 한 채라도 20억·30억·40억원 등 구간을 촘촘히 해 보유세를 정교하게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다”며 과표구간 세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기본공제액을 축소하거나 종부세율을 문재인 정부 수준으로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 교수는 “다주택은 기본공제 기준을 축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이 연초부터 언급해온 장특공제 개편도 7월 세제개편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도 “오래 투자했다고 왜 깎아주나”라며 투기 목적의 1주택 장특공제 혜택에 의문을 표했다. 현행 보유 최대 40%+거주 최대 40%인 공제율을 보유 부분은 낮추고 거주 부분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밖에도 이 대통령이 그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및 국무회의에서 거론한 등록임대주택 세제 혜택 축소,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세 강화 등도 현실가능성 높은 세제 강화책으로 꼽힌다. 정부는 각종 세제 대책들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순차적으로 입법 및 시행령 개정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부동산) 기대수익률을 낮출 것”이라며 “국가경제와 상식에 따라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세제,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정리해서 조만간 한꺼번에 (발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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