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비상인데…트럼프 “인플레가 너무 좋다” 논란

논란 되자 우호 매체에 “전쟁 끝나면 좋아질 인플레 수치 얘기였다”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날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물가 부담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전쟁이 끝난 뒤 낮아질 물가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하던 중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한 데 대한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수치가 훌륭했다”며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게 뭔 줄 아느냐. 나는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자마자…”라고 언급한 뒤 미국이 대규모 원유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가져오고 있다”며 “며칠 전 밤 불빛도 없이 선박 22척을 빼냈고, 그 결과 석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을 지원해 1억 배럴 이상의 원유 공급이 시장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즉각 논란이 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란 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사랑한다”고 표현한 것은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 매체인 뉴욕포스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좋아질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고 내가 말하려던 것도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 발언은 항상 맥락과 분리돼 보도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수치는 종전과 동시에 크게 낮아질 것이며 이미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관련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불거졌다.

그는 지난달 중국 방문을 위해 워싱턴DC를 떠나기 전 기자들로부터 고물가에 따른 국민 부담이 이란과의 조기 합의 동기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미국인들의 재정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백악관은 해당 발언이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고, JD 밴스 부통령도 언론이 발언 맥락을 왜곡했다고 옹호했다.

다만 이란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물가 상승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발언이 유권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물가 안정이 재선 성공의 핵심 과제로 꼽히는 상황에서 경제 인식과 관련한 논란은 향후 정치적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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