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세 번 눈물 흘린 강태웅, 국회의장 비서실장 ‘깜짝 발탁’

강태웅 국회의장 비서실장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인 강태웅 전 부시장의 정치 여정은 도전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서울대 독문과 졸업 후 행정고시에 합격한 강 전 부시장은 서울시 행정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공직사회의 최고위직인 행정1부시장까지 오른 대표적인 행정가다. 정책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을 인정받으며 서울시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공직에서 정치권으로 무대를 옮긴 뒤 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고(故)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용산고 후배이자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은 강 전 부시장은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했다.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정치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현실 정치의 벽은 높았다.

첫 도전은 국회의원 선거였다.

21대 총선에서 용산에 출마한 그는 약 3000표 차로 석패했다. 정치 신인으로서는 의미 있는 성과였지만 당선까지는 닿지 못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는 표 차를 수백 표 수준까지 좁히며 승부를 끝까지 끌고 갔다. 그러나 결과는 또다시 낙선이었다. 패배의 폭은 줄었지만 승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6·3 지방선거. 사실상 정치 인생의 마지막 승부수라는 평가 속에 용산구청장 선거에 나섰지만 3선 용산구의원 출신인 김경대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과는 7000여 표 차 패배였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용산을 전략지역으로 보고 총력 지원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와 정원오 후보 등이 직접 선거사무실을 찾아 선거대책회의를 열 정도로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진 분위기는 달랐다.

선거 기간 기자가 찾은 강 후보 선거사무실은 선거운동원들 몇 명 외 용산구민들의 발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면 상대 후보 측은 지역 주민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며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

이는 지역 기반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대 당선인은 오랜 기간 용산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해온 인물이다. 부친 역시 재선 구의원을 지냈고 지역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여기에 용산의 전통적인 보수 성향이 더해지며 선거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용산구는 한남동과 이촌동 등 보수 성향 유권자가 밀집한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당 후보에게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선거구다.

그럼에도 강 전 부시장은 조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도 개인 역량만으로 의미 있는 득표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패배의 눈물을 흘린 강 전 부시장은 곧바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8일 조정식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 차원의 배려와 함께 그의 행정 경험과 정무 역량을 높게 평가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두 가지 전망이 나온다. 하나는 세 차례 도전으로 지역 정치의 한계를 절감한 만큼 국회와 중앙정치 무대에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또 다른 시각에서는 강 전 부시장이 국회의장 비서실장 경험을 바탕으로 2년 뒤 다시 용산에 도전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본다.

강태웅.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겪은 긴 여정이 국회의장 비서실장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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