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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진 광주 소방공무원이 남자친구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 소방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이 이미 과거에도 갑질로 신고된 전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소방당국이 유족의 감찰 요구를 외면한 채 해당 직원을 오히려 요직으로 발령 냈다는 안일한 인사 처분 논란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5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생전 고인을 상습적으로 괴롭혔다는 의혹을 받는 소방공무원 A씨가 지난해 내부 익명 제보 시스템인 ‘레드휘슬’에 갑질 혐의로 이미 신고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레드휘슬은 공무원의 갑질, 성 비위 등 부정행위를 철저한 보안 속에 제보받는 감찰 시스템이다. 노조와 유가족이 확보한 고인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도 ‘A씨가 레드휘슬에 신고당해 괴로워하고 있다’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고인의 사망 이후 소방당국이 보인 행보다. 노조와 유가족은 고인이 숨진 뒤 유족 측이 공식 감찰을 요구했음에도,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아 가해 의혹을 받는 A씨를 광주소방본부의 핵심 요직으로 전보 발령 낸 점을 정조준했다.
광산소방서 근무 당시 레드휘슬로 신고당했던 A씨는 지난해 7월 외근직으로 밀려났다가, 올해 1월 광주소방본부 119특수대응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노조 관계자는 “본부 근무는 일선 소방서보다 승진 가산점 등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해 명백한 요직이자 사실상의 영전 인사”라며 “동료를 죽음으로 몬 의혹을 받는 직원을 유족의 통곡 속에 요직으로 배치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는 무관한 통상적인 인사라는 입장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공무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3년에 한 번 순환 전보 인사를 한다”며 “문제가 불거진 시점과 정기 인사 시기가 겹친 것은 단순한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과거 레드휘슬 신고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 신상이라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국무조정실 감찰팀에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행정부 자체 감사를 넘어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며 배수진을 쳤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무조정실의 감사는 행정적·내부적 조사권이라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며 “사법적 수사권이 부여된 외부 공적 기관의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 같은 취지를 담은 진정서를 광주 광산경찰서에 제출하고 엄정한 수사를 공식 촉구했다.
한편 광산소방서 소속이었던 고인은 지난해 10월 3일 조직 내 과도한 회식과 음주 강요, 강압적인 조직 문화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초기 유족의 진상조사 요구를 소방당국이 뭉갰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조정실에 직접 엄정 조사를 지시해 현재 대대적인 감찰이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