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최고난도 신장암 수술 ‘단일공 로봇’으로 성공

국내 최초 ‘후복막 단일공 로봇’ 활용 수술
복강 내 유착 환자도 수술 길 열려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가 수술 후 첫 외래를 찾은 환자(왼쪽)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비뇨의학과 홍성후 교수가 단일공(Single Port) 로봇을 활용해 하대정맥 혈전을 동반한 고령 신장암 환자 수술 치료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신장암과 함께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정맥인 하대정맥을 침범한 혈전까지 제거해야 하는 최고난도 수술을 단일공 로봇수술로 시행한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 사례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교육자 출신의 한 70대 남성. 수술 전 영상 검사에서 8cm 신장암과 우측 신장정맥 혈전이 확인됐다. 그러나 과거 개복수술 병력으로 인해 복부 전체에 광범위한 흉터가 있고, 복강 내 장기들이 서로 심하게 엉겨 붙어 수술이 어려운 유착 상태가 예상됐다.

이에 홍 교수팀은 복막을 경유하지 않고 복막 뒤 옆구리 쪽으로 후복막 접근이 가능한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해 우측 신장을 적출하는 수술을 계획했다. 그러나 5월 27일 수술 도중 신장정맥 혈전이 진행되어 하대정맥까지 침범한 사실이 확인됐다.

홍 교수는 추가 절개 없이 종양과 하대정맥 혈전을 동시에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2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된 수술 끝에 개복수술로도 까다로운 고난도 수술을 단 하나의 절개창만으로 성공적으로 마쳤고, 환자는 수술 후 4일 만에 퇴원했다.

종양 정맥 혈전(Venous Tumor Thrombus)은 신장암 환자에게 흔히 동반되는 혈관 침범 소견으로, 전체 환자의 약 4~1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하대정맥(Inferior Vena Cava)은 횡격막 아래 하반신에서 사용된 혈액을 심장으로 되돌려 보내는 가장 굵고 큰 정맥이다.

이런 큰 혈관을 수술 과정에서 차단하거나 절개한 뒤 다시 복원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수술 중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폐·뇌·주요 장기에 급성 색전증(Embolism)이 발생해 수술 중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하대정맥 혈전을 동반한 신장암은 비뇨기암 가운데서도 어렵고 위험한 수술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시도됐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1년 생존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

기존에는 광범위한 복부 절개를 동반하는 개복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로봇 술기의 발전과 함께 다공 로봇 플랫폼을 이용한 혈전절제술이 시도됐다. 아직도 전 세계적으로 시행 건수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례는 단일공 로봇수술의 적용 범위가 비교적 정형화된 신장암 절제술을 넘어, 혈관 침범을 동반한 고위험 신장암 수술까지 넓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사례는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후복막(retroperitoneal)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복강을 경유한 접근방식에 비해 작업 공간이 극히 협소하고 해부학적 기준점이 적어 술기 난이도가 높지만, 복강 유착 환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고, 회복이 빠르고 통증, 출혈 수준, 합병증 등은 감소하는 장점이 있다.

홍성후 교수는 “이번 수술의 의미는 단순히 단일공 로봇으로 종양혈전을 제거했다는 데 있지 않고, 과거 개복수술로 인해 복강 접근이 어려운 환자에서도 후복막 접근으로 고난도 혈관 침범 신장암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에 있다”며 “환자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과 수술 기법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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