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예산 145억 확보하고 82억만 집행한 선관위…“인쇄량 임의 축소”

송언석 의원, 중앙선관위 자료 공개
예산 집행률 56.5% 그쳐…세종 27.2%
송파구청장 투표용지 단가 30원→45원 적용
“국정조사·특검으로 계약 과정 규명해야”


5일 투표함이 이송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내부에서 발견된 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투표소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투표용지 박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고도 실제 인쇄량은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투표용지 인쇄 예산을 ‘선거인수의 110%’ 기준으로 확보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총 145억1957만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액은 82억498만원으로, 집행률은 56.5%에 그쳤다.

지역별 집행률은 큰 편차를 보였다. 울산이 90.3%로 가장 높았고 제주 79.2%, 경남 75.2%, 강원 71.7%, 대전 71.1% 등이 70%를 넘겼다. 반면 서울 55.0%, 경기 55.1%, 광주 48.4%, 인천 48.2%, 부산 46.6%, 대구 36.8%, 세종 27.2% 등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예산 편성과 실제 집행 과정에서 계약 단가가 달라지면서 투표용지 인쇄량이 줄어든 사례도 확인됐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 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단가는 예산 편성 당시 장당 30원으로 적용됐지만, 실제 계약 단가는 장당 45원이었다. 50% 오른 단가가 적용된 셈이다.

송파구청장 선거 투표용지 인쇄 예산 집행액은 총 1272만원이었다. 예산 편성 당시 단가인 장당 30원을 적용했다면 송파구 선거인수 56만5368명의 약 75%에 해당하는 42만4200장을 인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 단가가 장당 45원으로 적용되면서 인쇄 물량은 28만800장에 그쳤다.

반대로 당초 편성액을 초과해 예산이 집행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청장 선거의 경우 투표용지 인쇄 예산으로 1105만원을 편성했지만 실제로는 225만원이 더 들어간 1330만원이 집행됐다. 서울 서초구청장 선거도 편성액보다 41만원을 추가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의원은 “선관위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놓고 인쇄 물량은 임의로 축소했고, 지역별로 계약 단가와 집행 내역이 들쭉날쭉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예산 편성과 집행, 계약 체결 과정 전반에 위법한 사항이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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