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수사하려 정보사 명단 누설…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1심 징역 3년 [세상&]

군사기밀누설 등 혐의
혐의 일체 부인했지만 유죄
“비상계엄 선포 동력…엄중한 책임”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보안용 휴대전화)을 받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재판부 선고를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일명 ‘부정선거 수사단’을 구성하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정보사 명단을 전달한 혐의를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조순표)는 19일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의 1심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김 전 장관은 혐의 일체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해당 명단엔 구체적인 정보사 요원들의 실명과 계급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 유출될 경우 과거 이들이 수행했거나 향후 수행할 임무가 유추될 수 있다”며 “노 전 사관은 현역 군인들의 인적사항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 민간인이라는 점에서 군사상 기밀 누설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장관은 2024년 10∼11월께 정보사 특수임무대(HID) 요원 등 40여명의 명단을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해당 명단을 토대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을 구성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명단엔 요원들의 계급·성명뿐만 아니라 출신 및 임관 연도, 출생 지역, 학력, 기타 특징 등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은 관련 혐의로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당시 특검팀은 ”군사기밀인 정보사 소속 특수임무수행요원 등의 명단을 민간인 신분인 노상원에게 누설해 제2수사단 구성을 도모했다“며 “정보사 소속 정예 요원들을 위헌, 위법한 ‘부정선거 수사’에 동원하고자 함으로써 군 통수 체계와 지휘 질서를 근본적으로 붕괴시키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특검의 이중기소·증거능력·공소사실 불특정 등을 하나하나 문제 삼으며 혐의 일체를 부인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혐의 모두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양형(처벌 정도)에 대해선 “피고인이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사항에 대한 보호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민간인에게 명단을 전달했으므로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해당 범행은 아무런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이 선포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동력이 됐다”며 “단순한 군사기밀 누설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라는 중대하고 엄중한 결과를 야기했는데도 범행과 결과에 대해 아무런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1심 선고 직후 김 전 장관 측은 기자들과 만나 “항소를 곧바로 제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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