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확대·가격통제 폐지 등 176개 개혁안 발표
美 국무부 “독재정권 생존 위한 수법” 일축
트럼프 행정부, 석유봉쇄·제재 유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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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 코시오 쿠바 외무차관이 20일(현지시간) 쿠바 하바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쿠바가 공산주의 체제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장개방 정책을 내놓았지만 미국은 “피상적인 연막”에 불과하다며 강경 기조를 유지했다. 경제난에 몰린 쿠바가 중국·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국은 체제 변화 없이는 제재 완화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전날 쿠바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경제 개혁안에 대해 “규모가 작고 너무 늦었다”며 평가절하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는 독재 정권의 매뉴얼에 있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변화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개혁 조치를 발표한 뒤 정권의 절대적 통제가 위협받는 순간 그 변화를 되돌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누엘 마레로 쿠바 총리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총 176개 항목의 친시장 개혁 패키지를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민간기업 활동 확대, 가격 상한제 폐지, 국영기업 자율성 강화,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금융 시스템 현대화 등이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중국과 베트남식 개혁·개방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쿠바가 1960년대 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한 이후 가장 광범위한 경제 개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쿠바 경제는 최근 수년간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의 제재와 관광산업 침체, 외화 부족이 겹치면서 식량과 의약품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력난까지 심화되면서 경제 성장도 사실상 멈춘 상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쿠바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했다.
미국은 쿠바의 주요 원유 공급원이던 베네수엘라산 석유 유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시행했으며 경제 제재와 금융 압박도 지속하고 있다.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를 투자 가능한 국가로 만들고 쿠바 국민에게 자유와 존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보다 실질적인 경제·정치 개혁을 끌어내기 위해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단순한 경제 개혁만으로는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치 개혁과 체제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 한 제재 완화나 관계 정상화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쿠바가 경제 생존을 위해 시장 개방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미국의 강경 노선이 유지되는 한 개혁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