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수준 논의 본격화…소상공인 80% “지금도 부담”

노동계, 시급 1만2000원 최초 요구안 제시
경총 “G7보다 높아”…소상공인 38% “채용 축소·중단”
23일 최임위 8차 회의서 인상폭 줄다리기 시작


18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업종별 구분 적용 관련 발언을 들으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본격적인 협상이 23일 시작된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반면 경영계는 한국의 최저임금이 이미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상공인들 역시 10명 중 8명 이상이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노사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2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임위는 오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한다. 앞서 최임위는 지난 18일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를 표결에 부쳤지만 찬성 11명, 반대 14명, 무효 1명으로 부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노사는 인상 폭을 둘러싼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게 됐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16.3% 높은 수준으로 월 환산액은 250만8000원(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에 달한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최근 수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면서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며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노동자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산정한 노동자 가구 생계비와 물가 상승분 등을 반영하면 적정 수준은 시급 1만3737원이지만 현실적 조정을 고려해 1만2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용자 측은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장의 지급 능력을 고려할 때 추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일 발표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경총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세후 최저임금 연 환산액은 주요 7개국(G7) 평균보다 17.9% 높고,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중도 60.5%에 달한다.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55.2달러로 G7 평균(80.2달러)의 68.8% 수준에 그쳤다. 경총은 “최저임금 수준은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반면 노동생산성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며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소상공인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0%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사업장의 92.7%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인건비 부담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는 ‘고용 축소 및 신규 채용 중단’이 38.4%로 가장 많았고, 무인화·자동화 도입 검토(32.9%), 근로시간 단축(21.9%), 가격 인상(17.6%)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방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4.9%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동결 의견은 23.6%였다. 인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앞으로 노사 양측의 수정안 제출과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제시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할 예정이다. 노동계가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경영계는 동결 또는 최소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최종 결정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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