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폐쇄하면 이란 사라질 것” 경고
美 “하루 55척 통과”로 ‘정상화’ 주장하지만
민간 집계는 12척 뿐…보험사·선사 여전히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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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압바스 해변 인근의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있는 선박들의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이란은 통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열려있다고 버티는 등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정부와 군이 나서 해협을 통한 에너지의 흐름이 활발하다고 주장하지만,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해협 운항 재개는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란은 휴전 협정 이후에도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을 이유로 지난 2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란 매체에 따르면 혁명수비대의 해군 부대는 해협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해협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전쟁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팀 호킨스 대변인(해군 대령)은 이란의 해협 폐쇄 발표 이후 로이터 통신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지 않다”며 “선박 통행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군은 이런 상황이 유지되도록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사령부는 공식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군이 항행의 자유를 지원하기 위해 계속 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20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 통행량이 증가했다”며 이날 하루 동안 55척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했고, 1700만배럴 이상의 원유가 해협을 통해 수송됐다고 게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저녁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란에 해협을 폐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관리들과 통화했고, 해협을 폐쇄하면 당신들의 나라(이란)는 사라질 것이라 말했다”는 게 트럼프의 주장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67척의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그 전날은 55척이었다”며 “원유 및 석유제품은 분쟁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해협 선박 통항은 꽤 잘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란의 진실게임과는 무관하게 이번 사태는 선사와 보험사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선주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가 지속되면서 해협 정상화는 더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스라엘계 해양정보회사 윈드워드에 따르면 21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선박은 12척에 불과했다. 이는 20일 21척보다 훨씬 감소한 수치다. 미 중부사령부가 브리핑에서 밝힌 해협 통과 선박 55척도 전쟁 전 일일 평균인 130척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규모다. 윈드워드는 “중립국 및 유럽 국적 상선의 움직임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종전 MOU 발표 직후 나타났던 회복세가 하루 만에 멈췄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미 예측할 수 없는 항로에 망설임이 다시 돌아왔다”는 말로 선주와 선사의 심리적 위축을 전했다.
해협을 통과한 선박들은 상당수가 위치정보시스템(AIS)을 제한적으로 사용하거나 신호를 끈 상태로 운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해운업계가 여전히 안전 상황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해운시장에서는 보험료와 운임이 여전히 전쟁이 한창이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는 전쟁 이전 가격의 수십 배 수준이고, 이번에도 해협 통항의 불확실성이 드러나면서 보험료와 운임이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선사들은 우회 항로를 검토하고 있고, 유럽 선사를 중심으로 신규 운항 계약도 신중하게 검토되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