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도 안 된 핏덩이 때려 심정지…아버지는 해경 파면에 소송까지 냈다 [세상&]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확정
해양경찰청서 파면되자…불복 소송
친부, 재판서 “지나치게 가혹” 주장
법원서 패소…“국민 신뢰 크게 실추”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부모가 생후 100일도 안 된 신생아를 폭행했다. 아이의 진료기록부엔 가혹 행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았다.

왼쪽 갈비뼈 2대 골절, 양측 망막 출혈, 뇌출혈, 비가역적 뇌손상, 그리고 심정지.

아이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뇌기능 저하 및 뇌전증 등 중증 장애가 발병할 가능성이 남았다. 아동학대를 의심해 신고한 이웃은 “때리는 소리가 ‘찰싹찰싹’이 아니라 ‘퍽퍽’이었다”며 “퍽 퍽 소리가 날 때마다 아이가 더 크게 울어서 너무 무서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부모는 이미 형사 처벌을 받았다. 하지만 사건이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해양경찰로 재직 중이던 아이의 친부는 이 사건으로 파면당했는데, 형 확정 이후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의 표창장 수상·근무경력 등을 고려할 때 파면은 지나치게 가혹해 부당하기 때문에 파면을 취소해달라는 주장이었다.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

의도치 않게 둘째 출산…원망하면서 폭행·학대


사건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9월께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친부 A씨와 친모 B씨는 둘째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계기는 두 사람의 ‘욕심’이었다. B씨는 첫째 아들이 어린이집에 가면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둘째를 출산하게 되자 둘째를 원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생후 1개월. 산후도우미가 일을 그만두자마자 가혹행위가 시작됐다. 가슴과 머리를 때렸다. 주먹으로 때렸다. 젖병을 세게 눌러 입술이 터지게 했다. 아기침대에 앉힌 뒤 등을 때렸다. 박치기도 했다.

아이의 부모는 학대행위가 있던 2개월 동안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XX 그냥 발로 걷어차고 싶어”, “다리 XX 바둥거리네”, “진짜 참을수가 없네…이쁜 구석이 없냐 왜”, “XX X안아도 울고 눕혀놓고 앉혀도 계속 울고”, “계속 우니까 그냥 죽이고 싶어”, “X 같은 짓만 하냐”, “왜 XX이지 우는 거 개짜증나네” ,“나는 오늘 쟤 죽여도 죄 없어”, “울 때 다리가 진짜 발작버튼이야”

아이가 심정지 상태가 되면서 의식을 잃고 나서야 둘은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다. 소아응급실 의사가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덕분에 아이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친모 징역 3년 6개월·친부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확정


A씨와 B씨가 나란히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가혹 행위의 정도가 더 무거웠던 친모 B씨에겐 아동학대 중상해·유기·방임·상해 등 혐의가 적용됐다. 친부 A씨에겐 유기·방임·상해·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됐다.

B씨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 실형이 확정됐다. A씨 역시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양형(처벌 정도) 이유에 대해 “피고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보다 더 못한 애정을 가지고 피해 아동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심도 “피해 아동이 자주 운다는 이유로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강도가 점점 높아져 결국 뇌손상까지 입히고 향후 아동이 힘겨운 생활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서 기각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 요구”


법원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A씨는 형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해 10월,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파면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앞서 해경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2024년 4월 A씨를 파면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징계위원회에서 해양경찰청장 표창을 받은 사실을 참작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근무경력 및 성과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징계 처분이 취소되면 다시 해양경찰공무원으로 임용돼 피해 아동에게 사죄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A씨의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징계 사건 1심을 맡은 부산지법 행정 1-2부(부장 문춘언)는 지난달 21일,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A씨가 부담하도록 했다.

법원은 “A씨와 아내는 아동학대 등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며 “피해자가 뇌출혈 등 상해를 입어 중증도 이상의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행위로 인한 후유증과 고통을 평생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범행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해경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실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씨는 범죄의 예방 및 수사를 수행하는 해양경찰로서 일반적인 공무원보다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비위 행위에 맞는 책임을 물어 향후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고 조직 기강을 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지난 6일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가 항소하지 않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