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예견할 수 없었다” 무죄 주장
유죄 인정…징역 2년 집행유예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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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부부싸움 중 뇌경색 질환이 있는 70대 아내에게 2ℓ 생수병을 던져 사망하게 한 80대 남편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피해자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남편이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1행정부(부장 김용규)는 특수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80)씨에게 지난달 14일 이같이 선고했다. 이 판결은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지난 2024년 8월, 여수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외출을 위해 준비하다가 부부싸움을 하게 됐다. 평소 피해자는 A씨가 외도를 한다는 의심을 하고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A씨에게 “어떤 X을 만나러 가냐”고 하자 격분한 A씨는 피해자의 얼굴 1m 앞에서 미개봉 2ℓ 생수병을 던져 사망하게 했다.
피해자는 만 77세의 고령으로 키 147㎝에 고혈압, 당뇨 등 지병이 있었다. 2015년에 뇌경색 진단을 받은 뒤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이라 수술이 힘든 상황에서 약물·통원 치료를 병행했지만 호전되진 않았다. 대학 병원에서 “혈관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생수병을 던진 것 때문에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없었다”며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특수폭행치사죄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을 가한 결과,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 성립한다. 당시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인정된다.
법원은 A씨의 특수폭행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A씨가 자신의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생수병은 플라스틱 재질로 된 것이라 하더라도 무게가 2㎏ 정도에 이르러 가까운 거리에서 강하게 던질 경우 생명이나 신체에 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고령으로 뇌동맥류가 매우 심각해 사망할 위험이 있는 대단히 취약한 상태에 있었다”며 “A씨는 피해자의 배우자로서 이러한 피해자의 평소 건강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망한 피해자의 얼굴 왼쪽 눈두덩이·광대 부위에 약 8㎝ x 3㎝ 내외의 멍이 관찰됐다”며 “사망 원인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해당 부위에 가해진 외력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평소 피해자의 지병이 사망이란 결과에 영향을 줬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인과관계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혐의를 유죄로 결론 내렸다.
양형(처벌 정도)에 대해 법원은 “배우자인 A씨 입장에선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부위가 얼마나 치명적이고 위험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순간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해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대단히 취약한 건강 상태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볼 여지가 있는 만큼 이러한 사정도 양형에 일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법리적 측면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범행의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하고 깊은 죄책감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으며 진지하게 후회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의 유일한 유족이자 A씨의 유일한 가족인 자녀가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28년 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외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과 80세의 고령인 점, 녹내장 질환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