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없는 농가 69.7%…KREI “축사은행 도입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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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축산농가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농가들이 평생 일궈온 축사는 노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농장을 팔아 생활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농가는 절반을 넘었지만 실제로 농장 매각이나 임대수입을 주된 은퇴소득으로 활용하는 비율은 10%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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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농장 처리 계획[KREI] |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인력구조 변화에 대응한 축산업의 성장기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축산농가의 고령화율은 54.1%로 집계됐다. 축산농가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농이라는 의미다. 2010년 29.6%와 비교하면 14년 만에 24.5%포인트 상승했다.
고령농 증가와 함께 은퇴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축사 자산은 원활하게 거래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이 전국 축산농가 50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은퇴 이후 농장 처리 방식으로는 제3자 매각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52.5%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실제 은퇴 후 주된 소득원을 보면 농장 매각이나 임대수입은 13.6%에 불과했다.
반면 개인연금과 저축에 의존하겠다는 응답은 62.7%에 달했다. 연구진은 축사 자산이 은퇴자금 확보 수단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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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 후 주 소득원[KREI] |
후계자 부족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조사 결과 응답 농가의 69.7%는 경영 승계가 가능한 후계자가 없다고 답했다. 후계자가 없다고 응답한 농가 가운데 67.9%는 앞으로도 후계자를 찾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후계자가 없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65.9%로 가장 많이 꼽혔다. 후계자가 있더라도 실제 승계 과정에서는 증여·상속세 부담이 63.8%로 가장 큰 걸림돌로 나타났다.
고령농의 은퇴와 후계자 부재는 결국 축산업 자산시장의 유동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연구진이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축산농장 데이터베이스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 폐업한 한우농장 2만1151호 가운데 다시 축사로 활용된 비율은 9.2%에 그쳤다. 나머지 90.8%는 사실상 방치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신규 진입 농가는 기존 축사를 활용하지 못하고 새 부지에 축사를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한우농장 1만4359호 가운데 86.4%는 기존 축사 부지가 아닌 신규 부지에 입지했다.
연구진은 고령농의 은퇴 지원과 청년농 진입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축사은행’ 설립을 제안했다.
축사은행은 유휴 축사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활용 가치가 있는 축사는 개보수 후 청년농에게 임대하고, 경제성이 낮은 시설은 철거와 부지 정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송우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 농가의 은퇴 지원과 청년 농업인의 진입 장벽 완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자원 순환 체계가 필요하다”며 “축사은행은 축산업의 세대교체와 성장기반 유지를 위한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