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의도·목적 관계없이 공정성 저해”
관용 차량 사적 이용·금품 수수 등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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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자신의 전 상사였던 경찰 고위간부의 아들이 수사를 받게되자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한 서울의 한 경찰서 과장을 징계한 것은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A씨는 “청탁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의도·목적과 관계 없이 공정성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2부(부장 강재원)는 A씨가 “견책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을 지난달 21일 A씨 패소로 판결했다.
견책은 주의를 주는 것으로 가장 가벼운 수위의 징계 처분이다. 법원은 A씨가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점과 식사 대접·스카프를 선물받은 것도 징계사유로 인정했다.
1990년에 순경으로 임용돼 경정까지 오른 A씨는 지난해 3월, 견책 처분을 받았다.
징계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3년 3월, 전 상사였던 총경의 아들이 여성청소년과 수사를 받게 되자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에 대해 문의했다. 사적인 술자리에 관용차를 불러 자신의 지인을 집에 데려다주도록 하거나, 관내 사업가에게 식사대접·15만원 상당의 머플러를 선물받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견책 처분에 대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건 처리 방향에 개입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등 청탁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관용차·식사대접 등에 대해서도 “사적 이익을 요구하거나 갑질을 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경찰서 과장 직위를 이용해 식사대접을 받거나 선물을 받은 게 아니다”라며 “당시 공개된 장소에서 분위기상 엉겁결에 머플러를 받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가성이 없으므로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 문의에 대해 법원은 “실제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며 “의도나 목적과 관계없이 사건처리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수사 절차의 공정성을 해치고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감찰조사에서 담당수사관이 A씨의 전화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라며 “통화 내내 전반적으로 불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관용차 사적사용에 대해서도 1심은 “해당 행위는 직무를 위한 것이 아니라 A씨의 지인을 집까지 데려다 주기 위한 것이므로 사적 목적을 위한 게 분명하다”며 “직원들은 A씨의 지위 및 관계를 고려했을 때 A씨의 지위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식사대접·머플러 선물에 대해서도 법원은 “관내 사업가에게 선물을 받은 행위는 경찰 직무와 관련된 것이 분명하다”며 “직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A씨가 경찰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성실의무를 저버린 채 그 자체로 청렴성을 의심받게 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징계 양정에 대해서도 법원은 적법하다고 봤다.
1심은 “A씨의 행위는 경찰 조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며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매우 큰 점을 고려할 때 위법성이 엄격하고 무겁다”고 했다.
이어 “징계 처분을 통해 추구하는 공직 기강 확립이라는 공익이 A씨의 불이익보다 중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A씨가 지난달 26일 항소해 2심이 서울고법에서 계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