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공모가까지 가겠네” 스페이스X 급락에 울상…3조원이나 폭풍매수한 서학개미 [투자360]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의 한 건물에 스페이스X 로고가 새겨져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가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투자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단 4거래일 만에 3조원에 육박하는 순매수를 기록한 데다, 고수익을 좇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도 뭉칫돈이 쏠렸다. 다만, 스페이스X 주가가 3거래일간 급등한 뒤, 다시 공모가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인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4거래일간 스페이스X 주식(스페이스X 클래스A)을 19억4960만달러(약 2조996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순매수 2위를 기록한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9073만달러)와 3위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668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서학개미의 투자 열기는 스페이스X 단일 종목 매수에만 그치지 않았다. 스페이스X의 주가 변동성을 노린 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같은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4위에는 스페이스X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셰어즈 2X 롱 SPCX 데일리 ETF(SPCH)’가 이름을 올렸으며, 무려 6276만달러(약 964억원)의 순매수 자금이 집중됐다.

또 서학개미는 스페이스X 주가 하락에 2배 베팅하는 ‘레버리지 셰어즈 SPCX 데일리 -2X’(SSPC)를 1408만달러(약 216억원) 순매수했다. 이 밖에도 ‘프로셰어즈 울트라 스페이스X’(SPCF), ‘T-REX 2X 롱 스페이스X 데일리 타깃 ETF’(SPAX) 등 스페이스X 관련 ETF가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50위권 내에 대거 포진됐다.

올해 전체로도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 종목이 스페이스X 클래스A로 바뀌었다. 스페이스X 상장 전까지만 해도 올해 누적기준 서학개미 순매수 1위 종목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1억3050만달러)였으나, 스페이스X 상장 직후 자금이 이탈, 마이크론의 순매수 규모는 10억8555만달러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의 기대와 달리 수익률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이스X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자금 마련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최소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페이스X의 주가는 전날 16.4% 급락했다. 회사 측은 약 100억 달러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대규모 차입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과 상장 초기 고평가 논란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스페이스X의 주가는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현지시간 12일) 19.22% 급등한 것을 시작으로 이튿날 19.6%, 사흘째 4.83% 오르며 축포를 터뜨렸으나, 4거래일째인 지난 17일부터는 흐름이 뒤집혔다. 17일 -4.95%, 18일 -3.56%에 이어 19일 -16.43%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주가는 154.60달러로 주저앉았다.

공모가(135달러)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지난 16일 장중 최고가(225.64달러)보다는 31.5% 낮은 수준이다. 주가 급락으로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도 약 4000억달러(약 615조원) 증발한 2조300억달러에 그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AI 기업들의 부채 붐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마저 자금조달에 나서며 AI발 차입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AI 부채 붐을 당장 우려할 필요는 없지만,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는 결국 AI 기업간 가격 경쟁력을 격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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