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8곳 폐업”…중소건설사, 금리인상 땐 줄도산 우려

전문건설사 5월 폐업 240곳, 1년새 26% 급증
중동전쟁·고환율·원자잿값에 한계상황 직면
“대형사는 수주 늘어…중소사 일감 경쟁 밀려”
하반기 금리인상시 금융부담 가중…파산 공포


건설경기 불황과 중동 전쟁 등 겹악재가 지속하면서 중소건설사가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경제 전문가와 업계에선 이들 회사를 지원하는 핀셋 정책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사진은 서울 도심 내 한 공사현장의 모습. [헤럴드 DB]



지난 5월 한 달간 폐업신고한 전문건설업체가 240곳에 달해 전년 동월 대비 약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발(發) 건설경기 불황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 고환율 등 대외변수로 인해 중소건설사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 속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비용 증가로 인한 타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중소건설사들의 폐업 증가세는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폐업신고한 전문건설업체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대다수가 ‘사업 포기’를 이유로 폐업신고한 것으로, 업종 변경으로 인한 폐업신고 건수도 일부 포함돼 있다.

전문건설업체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종별 전문면허를 보유하고 실제 현장에서 시설물의 일부를 직접 시공하는 업체로, 통상 종합건설업체로부터 공사를 하청받는 중소건설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5월 폐업신고 전문건설업체 수는 지난해 같은달 190건에 비해 26.3% 증가한 수치다. 1~5월 기준으로 봐도 올해는 1436건으로 전년 동기(1199건)와 비교해 19.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종합건설업체의 폐업신고 건수(290건) 대비 전문건설업체 폐업 건수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부진과 더불어 올 2월 발발한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자잿값 상승,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자금 동원력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건설공사 수주가 대형사에 쏠리면서 일감 경쟁에서 밀려난 지방·중소 종합건설사들의 협력업체부터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수주가 늘고 있긴 하지만 대형건설사와 중소건설사의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며 “대형사 위주로 수주가 몰리면서 중소업체들은 더욱 어려워지고, 또한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지방 중심으로 많이 분포돼 있다보니 미분양 등 상황으로 중소건설사들이 어려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중소업체들의 경영난은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이달 발간한 ‘건설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한계기업 비중은 44.2%에 달하며, 이 가운데 중소기업의 비중이 86%였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착공 감소로 인해 공사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중소건설사들은 자잿값 상승분 단가 반영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 속 하반기 금리 인상도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건설경기도 플러스로 전환됐고, 설비투자·건설투자·소비 이런 면에서 전반적으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온기가 퍼지고 있다”며 거시지표 회복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리 인상은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기존 대출이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금융비용 관리가 사업성을 가르는 건설업계 입장에선 악재다. 연초 기준금리가 1.25%였다가 연말 3.25%까지 오른 2022년 하반기부터 건설투자 위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급증 등 건설경기 침체가 본격화됐다. 현재 2.5%인 기준금리가 3%대로 인상되면 중소건설사들의 줄도산 공포는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연구위원은 “금리가 올라가면 건설업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투자심리와 투자유인도 하락하게 된다”며 “지금도 미분양으로 상황이 안좋은 지방 건설경기를 고려하면 금리 인상 후 중소업체들은 경영하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공공공사 발주 시 중소업체들이 수주할 수 있도록 할당량을 늘리는 등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는 건설업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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