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책임 묻되, 의료진 선의 고려해야”
“요양병원 영업정지 되면 누가 환자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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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인천 재활용품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에서 입원 중인 환자의 유전자(DNA)와 일치한다는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사진은 해당 환자가 입원 중인 18일 오후 인천시 중구 모 요양병원.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인천의 재활용품 공공 처리시설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수술실도 갖추지 못한 지역 요양병원에서 절단한 뒤 잘못 배출한 환자의 다리라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한 현직 의사가 “최소한 병원과 의사는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라고 옹호했다.
의사 겸 작가인 양성관 의정부 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인천 재활용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 사건과 관련해 이같은 목소리를 냈다.
재활용센터에서 사람 다리가 발견될 당시 강력 형사 사건으로 의심됐으나 인천 중구의 A 요양병원이 폐기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서 전말이 밝혀졌다. 병원 측은 80대 고령 여성 환자의 왼쪽 다리 괴사가 심각해 가위로 절단한 뒤 붕대로 감싸 의료용 폐기물로 버렸으나, 청소 직원이 마네킹으로 오인해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해 버린 것이라고 진술했다.
양 과장은 이에 대해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라며 “환자는 89세 여성으로 심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져 있었고, 혈액 공급 장애로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다리에는 다량의 고름이 차 있었고, 무릎 아래 조직은 이미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추정했다.
이어 “보통 이런 경우 종합병원 이상에서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절단술을 진행하지만, 절단 수술 역시 전신 마취가 필요하다. 협진을 내면 아마도 대학병원 심장내과에선 ‘고위험군에 속한다. 수술하다 사망할 수 있으므로 그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수술 진행하시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했다.
양 과장은 “보호자는 물론, 정형외과 의사, 마취과 의사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다리를 살리는 것도 아닌 절단에, 목숨을 걸기는 쉽지 않다”라며 “수술을 안 한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에서 대학병원에 오래 있기도 어렵고,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받아줄 요양병원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가족이 수소문 끝에 A 요양병원을 찾아 간곡히 부탁해 환자를 입원시켰는데, 다리 괴사는 계속 진행됐고 사실상 떨어져 나가기 직전 상태까지 악화됐다. 놔두면 패혈증으로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었다”라고 했다.
당시 A 요양병원 의료진은 수술실이 아닌 병실에서, 마취도 없이, 보호자가 지켜 보는 앞에서 괴사된 다리를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위는 신경이 손상된 상태로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고, 무릎 부위는 이미 대부분 분리된 상태였고, 남아있던 연부 조직만 가위로 절단했다고 병원 측은 경찰에 진술했다.
양 과장은 “당시 의료진이 마주한 상황은 교과서 속 상황이 아니며, 심지어 요양병원은 환자 상태에 따라 입원료를 일당 최저 4만 8000원에서 최고 8만 7000원을 받는다”라며 “다리 절단 한다고 해서 추가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병원 측의 실익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일 이번 사건으로 A 요양병원이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앞으로 그 어떤 요양병원과 의사도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선뜻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입원시키더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처치하기보다는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양 과장은 “A 요양병원은 의료진은 적어도 환자를 외면하기보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며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여겨진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의 과실에 대한 책임은 묻되, 의료진의 선의와 환자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