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비 오르면 사람 안 쓰려구요” ‘무인점포’ 도입 꺼내는 소상공인 [위기의 소상공인]

중기중앙회,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
994개사 조사서 62.6% “동결·인하해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10곳 중 6곳 이상이 2027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를 경우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을 감원하겠다는 응답도 절반에 가까웠다. 최근 늘어난 무인점포 시스템 도입으로 아예 사람 고용을 줄이겠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생존을 위한 최저임금 결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중소기업계는 23일부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임금 수준 심의가 시작된 점을 언급하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호소문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서민 경제 전체가 무너진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최소한 숨을 쉴 수 있도록 내년도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이 지난 18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된 데 대한 반발도 이어졌다. 중소기업계는 “노동계의 반대와 위원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취약업종의 생존과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업종별 구분적용이 반드시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소상공인 99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 결과 2027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은 62.6%로 집계됐다. 올해 최저임금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은 77.6%였다. 인건비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추가 인상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고용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실제 최저임금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 이상으로 인상될 경우 대응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신규 채용 축소와 기존 인력 감원 등 고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48.6%로 나타났다. 제조업, 도소매업, 편의점 등 업종별 대표들도 이날 현장에서 겪는 인건비 부담과 경영 애로를 전달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전국 소상공인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7%는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커피숍 92.9%, 이·미용실 91.7%, 기타 도소매업 91.1% 순으로 부담 응답률이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책으로는 고용 축소와 신규 채용 중단을 꼽은 응답이 38.4%로 가장 많았다. 무인화·자동화 도입 검토가 32.9%로 뒤를 이었다. 근로시간 감소 21.9%, 가격 인상 17.6%, 투자 축소 14.0%도 주요 대응 방안으로 거론됐다.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단순한 임금 부담을 넘어 영업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키오스크와 무인 계산대, 자동 주문 시스템 도입이 가능한 업종은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면 서비스가 필수적인 업종은 인건비 부담을 가격에 반영하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대응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은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의 안전망이 아니라 도리어 일자리를 줄이고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부작용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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