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반영한 교육재정 개편 방향 제시
총액 유지 및 학생 1인당 지원 확대 원칙 강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5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제도 개편과 관련한 내국세 연동 비율 조정 여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찾아 “학령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했는데 교부금은 큰 규모로 늘어났고 어떤 것은 물가상승률, 어떤 것은 경제성장률을 반영하는 데 반해 교육교부금은 그런 것 하나 없이 고정적 수치로 연계되는 경직적 구조”라며 이같이 밝혔다.
![]() |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연합] |
현행 교육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방식으로,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내국세 연동 비율 조정까지 포함한 교육교부금 제도 개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학령 인구는 반영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며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경제 수치도 고려할 수 있지 않겠냐”면서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여러 시나리오 검토해 왔고 교육부, 청와대와도 계속 소통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 수는 줄어드는 반면 교육교부금은 계속 불어나고 있는 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원 수준이 높은 점을 언급하며 “전면적으로 들여다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교육 전체의 균형, 균형적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투자 등의 문제도 놓칠 수 없는 부분까지 와 있다”며 이번 논의를 계기로 교육재정 전반의 투자 구조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교육교부금 개편 방향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총액이 예년보다 줄어드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초·중등 교육의 재정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공교육을 더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며 개편 과정에서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선 교부금 총액을 예년보다 줄이지 않는 것은 물론 학생 1인당 지원액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교부금 변동에 따른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 대학 교육과 평생학습, 영유아 교육 분야에도 균형 있게 재투자하고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박 장관이 교육교부금 개편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현행 제도를 손볼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올해 세수가 예상보다 많이 걷힐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금처럼 내국세와 연동된 방식이 유지되면 늘어난 재원이 초·중등 교육에 자동 배분된다.
반면 영유아 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 상대적으로 재정 투자가 부족한 분야에는 필요한 재원을 충분히 배분하기 어렵다는 것이 박 장관의 판단이다.
교육교부금은 시·도교육청 재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재원으로,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조성된다. 내국세 규모가 커질수록 교부금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여서 경기 상황이나 세수 증가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실제 교육교부금 규모는 꾸준히 확대됐다. 2016년 43조1615억원이던 교부금은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381억원까지 불어났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가 현실화할 경우 올해 80조원을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교부금을 지원받는 학생 수는 저출산 영향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내국세 연동 방식이 도입된 1972년에는 연간 출생아 수가 100만명 안팎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약 25만명까지 줄면서 당시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교부금 산식은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다. 더욱이 재원을 초·중·고 교육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 역시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획처는 아직 구체적인 개편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 20.79%인 내국세 연동 비율을 조정하거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한 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학령인구 등을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을 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다만 교육계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국중등교장협의회·한국특수학교장협의회·대한사립학교장회는 지난 22일 공동성명을 통해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경제적 논리는 학교 현장의 실제 운영 구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개편 논의에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