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체포 등 전방위 탄압…정치밤 최소 45명 처형
인권단체들 “이란, 경제난에 공포 정치로 정권 유지”
WSJ “美 협상서 돌파구 마련 동시에 권력 기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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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8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집회를 열고 불을 지르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 정권이 미국과의 종전 합의로 핵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처형과 대규모 체포를 확대하며 내부 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공포정치를 통해 정권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들어 이란에서 정치적 혐의로 처형된 인원이 최소 45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최근 3개월 사이 집중적으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무력 충돌을 이어오던 중 전쟁 발발 106일 만인 4월 7일부터 전격적인 휴전에 합의하며 전투를 중단했다. 이후 양국은 이달 17일 종전 합의를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면서 60일간 핵 협상을 벌이고 있다.
WSJ는 “이란 정권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처형과 체포를 통해 반체제 움직임을 억누르며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권단체들도 이란에서 사형 집행이 최근 몇 달 사이 급증한 배경에는 반정부 정서를 억누르기 위한 정권 차원의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란 정권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히는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 인권(Iran Human Rights)’의 마흐무드 아미리 모가담 대표는 “정권은 이미 국민들로부터 정당성을 잃었다”며 “경제는 심각한 위기 상태에 있고,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세력을 대상으로 사형 집행뿐 아니라 대규모 체포도 병행하고 있다. 탄압 수위가 지난 1월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앞서 이란 이슬람공화국 경찰사령부 사령관 아흐마드레자 라단은 지난 3월 적들에게 정보를 공유한 혐의로 받는 500명을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골람 호세이니 모흐세니 에제헤이 이란 대법원장도 이란을 겨냥한 미국-이스라엘 공습 캠페인을 지지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엄벌을 처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인권단체들은 간첩죄가 정치적 반대 세력을 처벌하는 수단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짚었다. ‘신에 대한 적대행위’와 같은 모호한 죄목 역시 반체제 인사들에게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WSJ에 따르면 최근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메흐라브 압둘라자데는 여성 인권 시위 이후 체포돼 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 바시즈 소속 대원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는 수감 중 인권단체와의 통화에서 “체포 직후부터 폭행과 고문, 협박을 당했고 허위 자백을 강요받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고 WSJ는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현재도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추가 처형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이란인권센터(CHRI)의 캐런 크레이머 부국장은 “이들 중 누구도 독립적인 변호인의 조력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며 “공정한 재판과 적법 절차가 심각하게 훼손됐고, 혁명재판소가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압둘라흐만 보루만드 인권센터의 로야 보루만드 대표도 “이란 당국이 시위 참가자 가족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보석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생계 자체를 무너뜨리는 방식의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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