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현실적 절충, 기준 명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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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세이브더칠드런, 아동인권포럼 등 15개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4월 9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일부 중대 범죄에만 현행 만 14세에서 만 13세로 조건부 하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9일 성평등가족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연령 기준을 만 13세로 조정하는 이른바 ‘선택적 하향’ 방안에 무게를 두고 권고안 막판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성평등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보고 시점 등을 현재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적용 대상이 되는 중대한 범죄의 범위와 기준은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촉법소년 관련 형법 개정안을 참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에서는 살인, 강도, 강간·추행 등 성범죄 등을 중대한 범죄로 상정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공론화 과정에서는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현행 유지하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촉법소년 범죄 증가와 흉포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강력범죄에 한해 형사책임 연령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촉법소년 범죄는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경찰이 검거한 촉법소년은 ▷2021년 1만1677명 ▷2022년 1만6435명 ▷2023년 1만9653명 ▷2024년 2만814명 ▷2025년 2만1095명으로 늘었다. 4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선택적 연령 하향이 현실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최근 촉법소년 범죄는 지능화·흉포화되는 만큼 단순히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보호처분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중대범죄의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야 하고 형사책임을 부과하면 범죄 억제 효과와 책임 의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의 법 감정과 보호주의를 절충한 현실적인 방안”이라면서도 “처벌 강화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 심리치료와 재범 방지, 교화 프로그램을 함께 강화해야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령 하향 자체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형모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대한 범죄의 기준이 불명확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며 “중범죄 여부는 원칙적으로 법원이 판단하는 사안인데 수사 단계, 재판 과정 중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삼을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적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성장기 청소년을 범죄자로 낙인찍는 것은 아동 권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소년범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중대범죄의 적용 범위와 구체적인 제도 설계를 담은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도가 바뀌면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는 주체는 경찰인 만큼 향후 관계 부처 논의 과정에서 경찰청 의견도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정부안이 구체화되면 필요한 논의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성평등가족부는 “현재 관계 부처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국무회의 안건 상정 절차 등을 거친 뒤 관련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새날·김도윤·김용재·김아린 기자




